몸이 안 좋아서 회사에서도 골골거렸다. 그러다 진단서가 필요해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유학인터뷰를 잘할지 모르겠다. 회사에선 보스가 자신이 금요일에 없어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나 싶어 물어봤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오히려 없으니 더 속편 했다. 섭외하는 게 있었는데 업체 시키니까 그걸 내가 하지 왜 시키냐며 뭐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돈내보낼 일이 있었다고 말하자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했다. 그럼 네가 해보라고 말대꾸해야 했지만 그는 본인 할 말만 하고 가버렸다.
항상 그런 식이다. 저번주에 무슨 일 없었냐고 해서 사업범위를 나누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하니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다른 곳에 가버린다. 그쪽에 이슈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말걸땐 귀찮아하면서 나도 그가 말을 내게 걸면 똑같이 귀찮다. 별로 소통하고 싶지가 않다. 본인 감정에 따라 신경질적이 되는 것도 싫고 그걸 본인 입으로 까칠하다 말하는 것도 싫다.
그냥 그 사람이 싫으니까 다 못마땅해 보이는 것이다. 그도 동일하다. 지 자식한테는 끔찍하게 위하면서 내게는 막말과 고성, 빈정거림까지 양극단임을 알 수 있다. 그 자식만큼 대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나도 내가 소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보스)으로 나뉘니까. 근데 한 번씩 그런 감정적인 행동을 당하면 기분이 더러워지곤 만다.
한참을 열중해서 일하다가 '그래봤자 뭐 해'라는 생각에 잠깐 복도에 나갔다 왔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고 태업하고 일을 안 한다. 그럼 내가 열심히 하는 게 무슨 소용인가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사람을 마주치는 것도 껄끄러워 인기척이 나도 흐린 눈 하고 있는다. 그런 관계들이 피곤하고 한 달 바닷가마을에서 요가만 하는 등 쉬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