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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념과 인정 버리기

by 강아

기회는 남들이 안 가는 길에 있다. 내가 사회적 지위나 권력에 혐오를 느낀다면 그걸 좇을 필요가 없지 않나.


회의가 있었다. 교수, 박사들이 모여서 의견을 자문하는 자리였다. 회의 주재였지만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지도 않고 명함도 안 들고 갔다. 언젠가부터 그런 소개해야 하는 자리에 그냥 부러 나를 알리지 않는다. 그런 자리에 가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한마디를 하려고 하는데 나는 묵언했다. 그냥 그 사람들이 지식을 자랑하려고 하는 꼴을 보면 꼴사납다.


몰라서 말을 안 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내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안 해도 누군가는 말할걸 알기 때문에 아끼고 있는다. 그래서 그냥 사람들을 관찰하며 있었다.


박사, 전문직 그런 거 안 하기로 했다. 그런 직업을 가진 결국엔 '존경받고 싶다는 욕망'이나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단 욕심'은 어찌 보면 천박한 것이었다. 그러려면 타인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것, 나는 타인을 누르고 올라가기보다 나 자신을 이기고 싶다.


남들이 모두 아니라고 하는 길에 기회가 있다. 모두가 한길을 향해 달려갈 때 누구는 반대쪽을 향해 뛰고 있고 나는 반대쪽에 베팅하기로 했다. 남들이 나를 무시하고 배척해도 상관없다. 타인의 시선은 내 고려사항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를 찢어 내가 태어났고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 통념과 안정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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