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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 Aug 28. 2024

갑자기 연차낸 이유

남이 던지는 일 꾸역꾸역 처리하다 홧병날것 같다




품은 많이 들지만 성과는 나지 않는 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한 다음날, 결국 그 업무를 다시 해야할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업무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업의 조정과 통제를 위해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자리이다.


불만인 건, 다른 조직같은 경우는 PMO를 전문으로 하는 전담인력이 있거나, 조직이 있는 반면 여긴 인원이 적어 할당된 사업관리와 병행해야 한다는 거다. 일년동안 쏟아지는 국감대응, 조세감면 평가서 작성, 예산 사전심의 자료제출건 등 구구절절 말했지만 묵살되었다. 이 업무를 내가 해야 될거 같은데 말을 흘리는 태도부터 '이 업무는 내게 오겠구나' 짐작했다. 조직이 싫은 이유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가난 이유는 전부서에서 이월돼서 처리되지 못한 업무인 정산 업무까지 하라고 하니까 돌아버릴거 같았다. 원래부터 인력충원에는 관심이 없고 사람 갈아내서 업무 처리하는게 만연한 조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이말 들으니 주변이 슬로우모션으로 돌아가며 드라이아이스를 주변에 흩뜨려 놓은거 같았다.


'저는 이업무 못합니다. 전임 담당자가 누구죠?'

'ooo인데‘

'그럼 그분이 똥싸놓고 간거니(순화해서 말했다) 그한테 처리하라고 하시죠'

'다른 본부 가서 어쩔수 없잖아‘


결국 전임 담당자 ooo의 업무병행자가 와서 사정을 설명하고 이 업무는 새로운 사람이 업무를 파악하고 처리하기엔 예산도 80억이고 본인이 하는게 낫겠다며 난 행정처리만 하는걸로 정리됐다. 정작 똥싸놓고 간 그 사람은 타 본부에 가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항상 일하는 사람이 따로있고 안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게 불만이지만, 그게 싫다면 내가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럴때마다 산을 씩씩거리며 오르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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