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사람들

by 강아

혼자 있는 걸 꽤나 잘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순간을 원하게 되기도 한다. 그럴 때 주로 온라인을 택했다.


그곳엔 나이와 계급이 없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그걸 훔쳐보고 싶은 사람은 시청을 한다. 삶은 싫은 게 없는 게 좋은 걸까 좋은 게 많아야 좋은 걸까 생각했을 때 싫은 게 없다면 물론 좋겠지만 기쁨을 느끼는 것은 싫은 것으로 비롯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가령 회사를 싫다고 하지만 회사를 다니게 되며 휴일이 더욱 꿀 같아지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그의 싫은 점들이 괴롭지만 그러므로 인해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기도 하는 것처럼. 결국 과외시간에는 좋아하는 걸 하기로 했다.


거기 있는 시청자 1은 말이 없었다. 취미는 집안일이라고 했고 나이는 92라고 했다. 그마저도 까불이들이 내 신상을 묻는 통에 서로의 신상을 까다가 알게 된 것이었다. 그런 분란자들은 방송의 분위기를 본다음 매번 방문하진 않았는데 아마 내가 소통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었다.


흔히 방송자와 시청자가 하는 것은 1. 시청자가 뭔갈 원한다 2. 방송인이 그걸 한다 인데 나는 내 할 일만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방향 소통에도 남아있을 사람은 남아있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해요'라고 말했다. 그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었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걸 한다. 그렇다면 혼자 하면 되지 왜 그걸 굳이 방송하느냐 묻는다면 이와 같은 시청자들-뭘 하더라도 지지해 줄-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캐시를 쏘다가 극성팬인 것처럼 열광하다가 다시는 안 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몇 번 보지 않는 내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나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그만큼의 크기였을 뿐이고 나 또한 그만큼을 화답했던 것이다.


결국 그 캐시충이 신입한테 반응을 보고서 멀어져 갈 뿐이란 걸 알았을 땐 그냥 '그렇구나'하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다음에도 다른 청취자는 들어왔고 그도 내 나이를 물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강아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Nonfiction Storyteller

15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0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5화가을에 접어드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