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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곰 Apr 20. 2022

[제주] 제주도의 푸르른 녹차밭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최근에 짝꿍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왔다. 짝꿍과 제주도를 함께 여행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였고, 4년 만이었다. 항상 제주도를 가자고 그렇게 말하던 짝꿍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계속 미뤄지다가 이제서야 다녀오게 된 것이다. 3박 4일 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우리는 오랜만에 방문한 제주도를 마음껏 즐기고 돌아왔다. 오늘부터는 제주도에 대한 여행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 첫번째로, 오늘은 짝꿍이 항상 가고 싶어했던 곳, 제주도의 푸른 녹차밭이 펼쳐져 있는 이니스프리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늘은 내 생일이니까 내가 가고 싶은 곳 가자!"

"알았어. 어디 가고 싶은데?"

"이니스프리!"


짝꿍은 이니스프리라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이 짝꿍에게 잘 맞기도 하고,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편이다. (이니스프리 광고는 아닙니다.) 그래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를 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어했다. 그렇게 이니스프리 하우스는 우리의 첫 번째 여행지가 되었다. 이니스프리 하우스가 있는 곳에는 오설록 티 뮤지엄이 함께 있다. 이곳에 가기 전에 이니스프리 하우스에 대해서 검색을 해볼 때마다 오설록 티 뮤지엄이 함께 나타나서 조금 의아했는데, 이곳에 도착해서 그 의문이 자연스럽게 풀렸다. 오설록 티 뮤지엄과 이니스프리 하우스는 같은 장소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함께 둘러보고 주로 한꺼번에 포스팅을 하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도착하면 오설록 입구가 먼저 나오고, 오설록 티 뮤지엄의 건물이 눈 앞에 나타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곳으로 먼저 발길을 향하는데, 우리는 이니스프리 하우스로 직행했다. 오설록 입구를 지나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오고 이니스프리 하우스 건물이 보인다. 짝꿍의 오랜 바람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바로 이니스프리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서 제품들을 둘러보았다. 제주도에서만 판매하는 제품들도 있었고, 제주도에서 생산하는 것을 원료로 활용하여 만든 제품들도 있었다. 제품을 판매하는 곳 옆에는 음식을 판매하는 공간도 있고, 옆 건물은 디저트와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이다. 짝꿍은 공간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보았고, 나도 짝꿍 옆에서 이런저런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기서 천연 비누도 만들수 있나봐! 우리 만들어볼까?"

"좋아! 만들고 가자."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에서는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는 키트를 판매하고 있었고, 매장 한쪽 편에 비누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키트를 구매하면 직원분들이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시고, 비누 만들기 테이블에도 설명이 자세하게 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었다. 하나의 키트로 비누 2개를 만들었는데, 만드는 크기에 따라서 비누 개수는 달라질 수도 있다. 우리는 각자 하나씩 만들었고, 아직 사용해 보지는 않았다. 약 비누를 만드는 데 약 30분 정도 걸렸는데,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주물주물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체험이었다. 



매장 곳곳을 둘러보고 비누도 다 만든 후에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이니스프리 하우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꽃들을 볼 수 있었다. 정원에 놓여있는 현무암의 검은색과 꽃의 화려한 색깔이 서로 대비되어 꽃들이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그리고 카페 건물 옆에는 녹차밭이 있다. 일렬로 길게 늘어선 녹차밭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밭의 규모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녹차밭 안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꽤 많았고, 우리도 사진을 찍을 만한 공간을 찾아서 우리의 사진을 담아냈다. 예전에 갔었던 보성이나 하동에 있는 녹차밭에 비교하면 정말 작은 규모이지만, 제주도에서 보는 녹차밭은 그 나름대로의 새로운 매력이 있었다. 


사진을 다 찍고 우리는 녹차밭을 나와서 다시 이니스프리 하우스 건물 앞에 있는 잔디밭으로 돌아왔다. 넓은 잔디밭 한 쪽에 달걀 껍질처럼 생긴 흰색 조형물이 서있었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잔디밭만 있었다면 다소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었을 공간을 그 조형물이 조금 특별하고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잔디밭을 지나 오설록 티 뮤지엄으로 가보기로 했다. 이니스프리 하우스에서 오설록 티 뮤지엄으로 가는 길은 울창한 나무로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가면 된다. 나무 아래 있는 오솔길을 조금만 가면 오설록 티 뮤지엄이 바로 나온다. 



그리 길지 않은 오솔길을 지나면서도 우리는 여러 번 멈춰섰다. 꽃들이 우리의 발길을 잡았고, 주변의 나무들이 잠시 멈췄다 가라고 우리의 손을 잡았다. 녹색이 우거진 오솔길과 그 아래 어여쁘게 피어난 꽃들의 모습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 우리는 오설록 티 뮤지엄 건물에 들어섰는데, 뮤지엄을 둘러보거나 하지는 않았다. 예약해 둔 식당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도 했고, 날씨 좋은 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외부에서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설록 티 뮤지엄의 카페를 관통해서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렇게 주차장으로 돌아가려던 우리는 길 건너편에 있는 또 다른 차 밭을 보게 되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는 주차장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잠시 무르고, 길을 건너서 그 차 밭으로 들어섰다. 이 곳에 있는 차 밭이 이니스프리 하우스 옆에 있는 밭보다 더 넓었고, 사진 찍기에도 더 좋았다. 배경으로 서있는 나무 한그루가 사진에 멋을 더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에 다시 삼각대를 설치하고 우리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저 멀리 전망대처럼 보이는 조형물도 있긴 했는데, 그곳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제는 진짜 예약해둔 식당으로 가야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만 여러 장 찍은 후에 우리는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제주도 여행의 첫번째 장소인 이니스프리 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짝꿍에 꽤 여러 번 언급했던 장소였던만큼 이번에는 기필코 가보리라는 다짐으로 여행 첫 날, 첫번째 장소로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이니스프리라는 매장을 간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직접 가 본 이 곳은 생각보다 괜찮은 여행지였다. 제주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녹차밭도 보게 되었고, 잘 다듬어진 정원도 아름다웠다. 제주도 남서쪽을 여행한다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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