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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YA Oct 06. 2021

거절당할 용기

또, "죄송합니다"


 누군가에게 거절은 좌절이다. 이 세상에 거절당하기를 바라는 이는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도 “죄송합니다.” 그 한마디가 내 인생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모두가 받고 싶지 않은 거절이기 때문에 거절을 회피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사람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로 너무나도 뛰어나 모든 조직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인재다.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뛰어난 인재이기 때문에 이들은 높은 연봉으로도 유혹하기 쉽지 않고 유연한 조직문화 등 다른 요소로 조직들을 ‘선택’한다.(반대로, 조직을 거절한다.) 그리고 다른 한 유형은 자신의 가치를 절하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앞에 놓인 선택지 중 가장 쉬운 선택만을 한다. 

 나는 안타깝게도 겁도 없고 매력도 없다. 거절에 겹으로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높은 언덕에 비벼보고 못 먹는 감도 찔러나 본다. 이러다 보니, 거절 메일이나 거절 의사를 듣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멋모르고 코스닥 CEO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지 않나, 이미 높은 가능성을 지닌 창업팀에도 join이 가능한지 여쭤본다. 안될 것을 알면서도 물어보는 것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 조직이 부족한 부분을 잘 메꿔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고 적어도 원사이트 커뮤니케이션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모두 불발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도전하지 않는 이가 거절을 당할 수 없다. 반대로 도전하는 이에게 거절은 친구나 다름없다. 최고의 팹리스 업체 NVIDIA의 젠슨 황은 창업 전에 GPU의 가능성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당시 그의 말을 들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지만, 지금 엔비디아는 Intel을 넘어선 가장 거대한 공룡이 되었다. 한국의 창업자들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지금은 누구나 아는 기업의 대표이지만, VC에게 욕을 먹고 사업계획서는 쓰레기통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나에게 거절은 발전이다. 거절은 단순한 비판이 아니다. 무엇이, 어떻게, 왜 잘못되었는지 타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리고 내가 가는 방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거절은 자신을 계속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내 앞에 더 많은 챌린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고 아직도 해결할 것이, 성장 여력이 무수히 많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 무엇이든, 누가 보느냐,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의미를 받아들여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성장하는 내게 가장 중요한 자세다. 거절도 아무나 당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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