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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밍꼬 Jul 04. 2022

발그레한 장밋빛 소녀

르누아르 시골의 무도회 [ Dance in the Country ]

   발그레한 장밋빛 볼이 행복하다. 그녀의 볼은 머리에 쓴 빨간 차양 모자처럼 빨갛다. 아마 그녀의 마음은 모자보다 더 붉을 거다. 막 아가씨로 들어선 듯한 소녀. 오랜만에 열리는 무도회 생각에 이른 아침 눈이 저절로 떠졌다. 며칠 전부터 고심하여 골라 둔 하얀 잔꽃무늬 드레스를 정성스레 입었다.     


  무도회에 온 소녀는 들뜬 마음에 종일 식사도 하는 듯 마는 듯하여 늦은 오후 허기가 질 만도 한데 테이블 위의 음식에는 관심이 없다. 누구와 첫 춤을 출지에 온 신경이 가득하다.      


  북적이며 차오르는 무도회장을 둘러보다 한 남자에게 눈이 멈췄다. 아! 그도 이쪽을 본다. 눈이 마주치자 소녀는 아니라는 듯 얼른 시선을 돌린다,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눈이 마주친 그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다. 시선을 피해 버린 소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진다.     


  앞에 다가온 그가  손을 내밀었다. 수줍고 고마운 마음으로 손을 잡고 살며시 일어나 춤을 추러 함께 나간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자 새로운 음악이 나온다. 좋아하는 음악이다. 흐르는 선율에 춤이 시작된다.     


  너무 좋아하나 얼굴이 너무 붉으려나 얼굴을 가리고 싶은데 얼굴을 가릴 부채는 반대편 손에 있다. 에이 모르겠다. 이 춤을 멈추고 싶지 않다. 춤을 추자 행복히 추자. 음악도 좋고 바람도 좋고 그도 좋다. 좋은 날이다.     


  시골의 무도회 [ Dance in the Country ]  르누아르

  1883,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이 그림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작품으로 활기 넘치는 전원 무도회 장면을 그렸습니다. 그림 속 활짝 미소 짓고 있는 여성은 이후 르누아르의 아내가 되는 알린느 샤리고 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도시의 무도회》와 짝을 이루며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전원의 무도회 장면을 담은 이 그림은 격식을 차리지 않은 따뜻함과 자연스러움이 차갑고 우아한 분위기의 《도시의 무도회》와 대조를 이룹니다. 그림 속 남자는 동일한 인물이라고 하네요. 도시와 시골 각각 다른 파트너와 춤을 춘 남자의 느낌은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르누아르의 초기 활동은 당시 유행하던 인상주의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모네와도 아주 친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1881년과 1882년에 걸친 이탈리아 여행 후 인상주의 양식에 깊은 의를 가지며 구상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전주의로 돌아섰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그 시기인 1883년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1883년 즈음에 내 작품에는 일종의 단절이 일어났다. 나는 이전에 인상주의 양식을 쫓았으나, 내가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데생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르누아르는 고전주의로 돌아선 후에도 초기 따랐던 인상주의 특징의 색채 표현이 그림에 영향을 주어 뚜렷한 윤곽선과 인물 형상을 구사하면서도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으로 표현하여 색채화가라고 불리게 됩니다.  



  

   르누아르는 무도회가 배경인 춤을 주제로 한 그림을 자주 그렸습니다. 그도 춤의 즐거움을 알았던 걸까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다 보면 ‘춤바람 났다.’라는 말이 절로 이해됩니다.   통해   표현하 일도 즐거운데, 그 기분을 파트너와 함께 느끼는 교감말할 수 없습니다. 춤을 추는 사람만 알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20대 중반 저에게 오동통한  얼굴의 젖살이 남아있어서 일까요? 그쯤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열린 르누아르 전을 보며 저 그림 속의 소녀가 저와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참 스윙댄스의 즐거움에 빠졌던 때였죠. 그 즐거움에 빠져 춤 추기 위해 저녁 8시면 신촌과 홍대 사이 어딘가로 달려가는 저는 보며  아빠는 불을 향해 달려드는 부나방 같다고 하셨습니다. 정신 나간 부나방 같던 딸내미는 결혼하여 고만고만한 애가 넷이라 자유로움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미소가 번집니다.  불태웠지만 아직 살아있는 부나방의 열정을 추억 삼아 파이팅한 일주일을 시작합니다.


두산백과 두피디아를 참고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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