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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밍꼬 Jan 11. 2023

싯다르타 3장 고타마, 그 마음 또한 흔들림이 없을까

세존 고타마와 만남,  그리고 자신의 길을 가는 싯다르타

    싯다르타와 고빈다는 사문들의 숲을 떠났고 부처를 만나기 위해 사바티시에 도착한다.  사바티시의 어디에서나 '부처 고타마'를 알고 있다. 이곳은 호의가 가득하며 모두가 부처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어 길을 물을 필요도 다.


   그들을 따라간 곳, 가득한 사람들 속에서 고빈다와 싯다르타는 한눈에 세존 고타마를 알아본다. 세존에게는 싯다르타가 그렇게 얻고자 하는 평화와 완성의 모습이 있다. 싯다르타는 한눈에 그를 사랑하고 동경하게 된다. 고타마의 설법을 듣고 난 뒤 고빈다는 그를 따르는 사람들처럼 그곳에 남아 세존의 가르침에 귀의하겠다고 하지 싯다르타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세존의 설법은 완벽하지만 싯다르타에게 한 가지 의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는 싯다르타는 우연히 고타마와 마주치게 되고 그에게 정중히 대화를 요청한다. 싯다르타는 세존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공손하게 예의를 갖추지만 세존가르침 당돌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 그것은 세존 고타마의 해탈에 관한  완전한 가르침에도 '조그마한 틈'이 있다는 것이다.     


「세존이시여,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세존의 설법은 완벽하지만,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해탈은 가르침을 통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당신이 깨달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는 말이나 가르침으로 전달하여 주실 수 없습니다. ... 세존께서 몸소 겪으셨던 것에 대한 비밀, 그 비밀이 가르침 속에 들어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 제가 세존의 가르침을 들었을 때 생각하고 깨달았던 점입니다.」     

  그의 가르침에 훌륭하지만 해탈에 대한 비밀이 들어 있지 않다고, 고타마는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반짝이는 젊은 청년 싯다르타에게 당돌한 질문을 받는다. 그의 질문을 마주한 순간 깨달은 자이며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세존 고타마가 젊은 싯다르타를 보면 무엇을 느꼈을지 궁금해졌다.

  세존 고타마는 젊은 싯다르타에게 "지식욕에 불타는 그대여, 덤불처럼 무성한 의견 속에서 미로에 빠지는 것을, 말 때문에 벌이는 시비와 다툼을 경계하라"라고 말한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에서 이미 번뇌를 극복한 부처 고타마와 아직 자아를 찾아 방황하는 싯다르타는 실제 ‘고타마 싯다르타’ 우리가 아는 석가모니 한 사람이다. 원래 한 인물을 싯다르타와 고타마 두 인물로 나타낸 것은 왜였을까? 같지만 다른 인물로, 그래서 서로를 비추어 볼 수 있는 반영적 구도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 장면에서 세존 고타마의 마음을 상상한다. 그는 평화와 완성 그 자체인 자신의 가르침의 틈을 치고 들어온 젊고 낯선 사문의 질문이 그의 잔잔한 마음에 어떤 돌을 던졌을까?


  나는 그 마음을 상상할 뿐 싯다르타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고요하게 서서 조용히 답하는 세존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그는 고요하게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얼굴로 싯다르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처의 두 눈은 고요하게 땅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깊이를 측량할 수 없는 얼굴은 완전히 고요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세존은 느릿느릿 말하였다.
「그대 생각이 잘못이 아니길 바라오. 나의 가르침에 귀의한... 수많은 이 무리들이 가르침을 버리고 속세의 생활로, 환락의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 이들에게 나은 일이라고 생각하오?」

 

 싯다르타는 고타마가 되묻는 말에 다른 이들의 삶에 대한 판단은 자신이 할 일이 아니라는 답한다.  완성자라 하더라도 우리와 같은 인생 위에 있다면 고민과 찰나의 흔들림은 찾아오지 않을까?


  싯다르타는 세존 고타마와 대화를 마치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이 순간을 기억하겠다고 자신을 확신하며 길을 떠난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는 고타마에게 흔들리지 않는 순간을 선물 받았다. 싯다르타가 고타마에게 무엇을 선물했는지 알 수 없지만, 싯다르타는 그 누구도 존경해 마지않을 사람을 통해 확신 갖고 가야 할 길을 당당히 떠난다.

 



  무엇이 싯다르타거침없거 확신에 찬 걸음을 가게 만든 것일까? 싯다르타의 사문 생활은 20여 쪽으로 짧게 담겨있지만 스스로 고행하며 수행한 시간은 3년이라고 나온다.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젊은이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길이라도 분투해 보았기에 가야 할 때, 가야 할 곳으로 떠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을 거 같다. 그래서 고타마의 설법을 듣는 순간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갖고 다른 이들과 다른 길로 떠날 수 있었을 거다. 싯다르타는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걸어간다.


  나도 내 안의 나에게 수없이 되묻는다. 오늘날 너는 어느 길을 가려하느냐. 나에게 집중할 시간만도 부족한 삼십 대. 고빈다가 세존의 곁에 남아 그의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은 그의 몫, 타인이 어떤 길을 가든 내가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들을 축복하고 나에게 집중하고 싶다.     


   싯다르타처럼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그때를 기다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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