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여행 드로잉' 사뭇 다른 차이
'드로잉', '여행', '일상'을 키워드로 한 주제로 글을 써나가고 있는 지금, 이제는 매거진으로 큰 틀을 잡고 써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큼직한 주제를 잡고 말이다.
세계에서 유명한 디자이너가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름다운 펜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펜들을 봐야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다고 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나도 기존과는 차별성 있는 책을 쓰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이야기로 글을 풀어내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책을 쓰겠다는 것은 단연코 아니다. 거창하게 말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무언가를 만드려 할 때 사례들을 참고하면 좋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작년 11월 이전 즈음부터 '여행'과 '드로잉'을 주제로 한 책들을 사서 읽고 있다. 여행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 중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여행했던 장소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면 나도 그곳에서 봤는데 하며 추억을 떠올려 줬다. 그리고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읽을 때면 새롭게 다가와 신선했다.
'여행' , '여행 드로잉'에 대한 책은 조금 다른 느낌이다.
'여행'을 주제로 한 에세이 책들은 여행하게 된 계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낸다. 퇴사를 하고 난 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경우, 직장에서 출장 가게 되어 외국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써나가는 이야기, 휴가를 이용하여 외국으로 떠나 경험한 일들을 담거나 대학생 때 교환학생 혹은 워킹 홀리데이 때 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등 아주 다양하다. 모두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나 그곳에서의 생각, 느낌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그렇게 여행에서 얻은 귀중한 생각과 가치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행 드로잉' 책은 아무래도 드로잉에 대한 내용이 빠질 수 없다. 여행하며 봤던 풍경들을 그림으로 담고 그곳에 대한 설명이 더해진다. 예를 들어 유럽 여행에 관한 여행 드로잉 책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 역사적인 배경 혹은 그곳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된다. 아무래도 드로잉을 바탕으로 한 글이라 그런지 여행 에피소드나, 개인적인 다른 생각들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여행에 대한 글도 쓰고 싶고 드로잉에 대한 것도 쓰고 싶다 보니 같은 방향의 글을 쓴다는 것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내 욕심이지만 여행하면서 봤었던 풍경들도 담고 싶고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 그리고 여러 에피소드들도 함께 담긴 글을, 아니 더 나아가 책을 쓰고 싶다. 물론 어렵다는 것도 알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어떻게 글을 풀어내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은 계속하고 있다.
다행히도 유럽 여행을 하면서 '일기'를 써놨기에 그만한 좋은 참고 자료가 없다. 가끔씩 읽는데 그때 있었던 일들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글 고민은 고민대로 해가면서 내가 썼던 일기를 참고하고 드로잉도 해 나가다 보면 정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여행 일기들을 모두 읽어보면 큰 틀이 잡힌 매거진을 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