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휴가 10일' 매거진을 끝으로 2020년도 9박 10일 제주 여행기를 마치려 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제주로 떠나자'인데 그곳에서 머물면서 느꼈던 것들과 좋았던 것들로 채워나가고 싶다. 휴가를 떠나는 이들에게 제주의 매력을, 그 외에 모든 사람들이 제주로 떠나볼까 고민할 때 강한 긍정의 기운을 불어 일으켜 추진력을 선사해줬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조금 더 자세히 표현하자면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에 잠기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일상을 지루하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루하지 않지만 한 번쯤은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은, 벗어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더욱 여행이 끌리기 마련이다.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처럼.
코로나로 인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각 항공사에서 이벤트를 했다. 그것이 바로 '무착륙 관광비행'이다. 말 그대로 착륙이 없다는 것인데 출발했던 공항으로 되돌아오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해외여행을 못 가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해외여행을 갔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비행기를 타고 여행지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행복했다. 캐리어를 이끌고 공항으로 가는 순간뿐만 아니라 수하물을 부치고 수속을 밟는 과정, 출발하기 전 카페에서 커피 한잔 시켜 마시는 그 설렘과 여유가 듬뿍 담기는 모든 것들이 힐링되는 순간이다.
제주도로 비행기를 타고 간다면 어떨까.
비행시간이 출발 지역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대략 1시간 정도 걸린다. 제주도로 떠난다면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에서 탑승 시까지의 행복이 이어질 것이다. 쭈욱. 이륙과 착륙이 다른 곳에서 주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를 선사해주지 않을까.
글을 써 나가다 문득 해외여행을 못 가는 상황이니 제주도라도 가는 것을 추천하는 것인가 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 있겠다 싶다. 여기서 중점으로 두고 싶은 것은 해외여행의 대체가 아닌 '제주도 여행'의 매력만을 말하는 것이다.
여행을 앞두는 사람에게 고려해야 할 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주요한 것은 금전적인 부분이겠지만 그 외에도 시간적인 여유 사항, 여행을 떠나는 목적에 따라서도 다르다. 제주도라는 곳은 비행기 한 시간 내외 거리로 가깝고도 먼 곳이다. 마음먹으면 아주 가깝지만 고민하게 된다면 다소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에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해외여행보다는 비교적 덜 든다는 것이다. 여행하는 기간도 짧으면 2박 3일도 다녀올 수 있고 휴가를 더 붙여 쓴다면 4박 5일 혹은 그 이상까지 어떻게 가도 다 좋다. 기간에 맞춰서 가볼 곳도 조절할 수 있으니 여행할 수 있는 날짜만 정하면 된다.
제주 공항에서 내리고 바깥에 나와서 봤던 풍경중 아직도 잊히지 않는 것이 돌하르방과 야자수였다. 특히 야자수는 따뜻한 해외로 가야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주도에서 바로 만나게 되어 신선하고 새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소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 지역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더욱 크게 다르게 다가온다.
제주도 여행에서 맛집이 있다는 것과 명소들이 있다는 것들은 굳이 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인터넷이나 SNS에 '제주도 여행'이라고 검색만 해도 맛집에서부터 명소들 까지, 그리고 숙박정보 각종 평점까지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좋은 점들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에 더 얘기하지 않아도될 것 같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면 새로운 것을 얻고 싶거나 쉼으로써 재충전을 하고 싶어 한다.
나 역시도 반복되고 어쩌면 힘들었을 일상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의 바람을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주도에 다녀올 수 있어서 행복했다. 자연을 느끼고 싶고 피톤치드를 듬뿍 쐬고 싶은 마음에 갔던 비자림, 새해는 아니지만 일출을 보면서 나만의 미래를 고민하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성산 일출봉, 그림 그리기 예뻤던 카페들과 자연을 그릴 수 있었던 비양도, 포근하게 달콤한 잠을 잘 수 있었던 숙소들까지. 추억들을 나열하면 끝도 없다. 이 아름다운 추억들이 모두 내 머리와 마음속에 잘 저장되어 있다.
제주도로 휴가 다녀온 지 세 달이 지난 뒤 제주 여행의 마지막 글을 쓰는 지금 순간에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날이 좋았고 사람이 좋았고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완벽에 가까웠다.
올해 봄쯤에 다시 제주도에 가려고 계획 중에 있다. 그때에는 이번 여행과는 다르게 한층 더 깊은 행복을 누리고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 충실히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을 것이고 이전 여행을 추억하고 이후 여행을 꿈꾸며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