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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Mar 06. 2021

그림을 꾸준히 그리게 된 이유

칭찬이 주는 원동력

 영국 첫 여행에서 런던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이 그림을 나만 보기는 아쉽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내 그림을 누군가 봐주고 좋은 말을 해주길 바랐던 것이 어느 정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림을 그리고 완성한 뒤 바라보면 가끔씩 오묘한 느낌이 든다. 진짜 내가 그렸단 말인가. 그림을 이렇게나 잘 그렸다니.. 와 같은 느낌이 아니라, 그림 자체를 그리고 완성했다는 부분과 그 주체가 나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이후에도 이따금씩 나의 드로잉을 보면 직접 그렸다는 사실에 기분 좋은 낯섦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림을 지금까지 그릴 수 있는 이유는 스스로에 대한 흥미와 뿌듯함에서 오는 자기만족이 가장 큰 이유다. 그것도 충분히 그리는 원동력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드로잉을 지속적으로 끌고 올 수 있는 이유 중에 '타인의 관심과 칭찬'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친누나가 내 그림을 칭찬해주었기에 자신감 키워갈 수 있게 되었다. 마냥 잘 그렸다고 하지 않았고, 미술 공부를 해서 보는 시각이 일반 사람들과는 달랐다. 본인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명암이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김장할 때 배추에 소금 뿌리듯 중간중간 칭찬도 곁들여 줬다. "전체적 느낌은 좋은데 명암에 단계가 다소 부족한 듯 해." 라며 현실적인 조언과 나의 수고를 함께 토닥여줬다.


 지금도 명암 표현에 대해서는 큰 숙제를 안고 있다. 마음처럼 잘되진 않는다. 그래도 나름대로의 느낌을 내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그려나가고 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이라는 SNS는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글을 올릴 수 있는 '소통의 창구'다. 인스타그램을 접하고 조금씩 할 무렵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득 내 계정에 그렸던 것들을 올려서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두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실물 없는 앨범처럼. 온라인 상에 내 그림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플랫폼이라 생각했기에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물론 여행이나 일상 사진도 가끔씩 올리곤 했다. 최근에는 대부분 그림 위주로 올린다.


 해시태그를 알게 되면서 드로잉에 관련된 말(#드로잉#펜드로잉#여행드로잉 등)을 태그 하여 게시물을 업로드하니 나를 몰랐던 사람들도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팔로우를 했다. 일면식 없는 누군가의 관심에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 책은 켄 블랜차드가 <Whale Done!>이라는 원제의 책을 썼는데, 한국말로 잘 의역되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문구다. Well done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잘했다는 의미로, 참 재치 있는 제목이다.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래가 관중들 앞에서 아름다운 쇼를 보일 수 있는 이유가 조련사의 긍정적인 태도와 칭찬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건 고래가 춤추는 것이 아니라 '칭찬'에 있다. 칭찬은 자신감을 일으켜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 또한 회사에서 일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글을 본 적이 있다. 결론은 긍정적인 말과 칭찬과 응원으로 후배 사원들에게 대할 때 일의 능력이 더 크게 향상된다는 것이다.


 하루는 한 친구가 나에게 내 그림에 대해서 칭찬 해준 적이 있고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다양하게 잘 그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림에 투박한 느낌이 있어서 더 좋은 거 같아. 조금은 다른 너만의 느낌이랄까?" 그림에는 잘 그리고 못 그리고 가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기준이 얼마나 똑같이 그렸는가가 아닌 이상 말이다. 또 다른 주변 사람들은 그림을 계속 더 그리다 보니 전에 보다 많이 성장한 거 같다는 얘기도 해주는데 너무나 고마웠고 뿌듯했다.


 누군가의 따뜻한 한마디에 자기가 하는 것에 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 따뜻한 한마디들 덕분에 펜을 놓지 않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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