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순간은 내 존재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시기

by 아직

언젠가부터 생애 리듬이 반복되고 있다. 일정 주기마다 무기력함이 나를 지배한다. 폄범한 일상 생활을 하다가도 어느샌가 무기력에 빠진다. 그럴 땐 세상의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존재하는 순간이 슬프고 우울해서 괴롭다. 그러다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여 평범하게 지내게 되면, 왜그랬지, 다음번에는 잘 이겨내야지 ,생각하지만 그 다음도 어김없이 그것에 휩싸이고 만다. 세상과 나는 동떨어진 존재가 되고,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곤 한다.


이번에도 한참 누웠다가,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방을 정리해 보았다가, 비효율적인 생각과 움직임에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유튜브를 보면서 벗어나 볼까 싶다가도, 보면서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영화를 볼까, 드라마를 볼까, 봐서 뭐하지, 산책을 할까. 아무 기운도 안나서 다시 누웠다가. 그러다가 조금 기운이 나는 듯한 순간에 벌떡 일어났다. 일단 움직여야 된다는 생각에 집안을 왔다갔다 하다가 이것도 아니고, 머리는 아프고 마음의 괴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무작정 엎드려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무작정, 막, 냅다 했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있는 대로 쏟아냈다, 그리고선 다시 한번, 또 한번, 좀 나아짐을 느꼈다. 몸에 힘을 쓰니 몸 안에 움츠러들었던 내 존재의 기운이 몸에 조금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산책을 나가기로 한다. 나가서 산책을 하고, 사람들이 많은 카페에 가서 평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영상을 보면서, 어딘가에 숨어서 보이지 않던 기운이, 내 존재가, 다시 살아난 기분, 몸에 기운이 다시 도는 기분이었다. 다시 세상 속의 존재가 됐다.

그래.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해진 대로, 주어진 대로 살아서는 안되는 거다. 마음이 우울해졌다고 해서 우울해져 버리면 안되는 거다. 우울하다고 해서 그대로 딸려 가서는 안된다. 내 삶은 즐거워야 한다. 즐겁도록 만들어야 한다. 삶의 주인은 나이고, 내 삶은 내가 만드는 것이니, 우울한 상황은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서, 내 지위를 발휘해야 하는 순간인 것이다. 내 존재를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순간인 것이다. 아직 그 기운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때에는 반드시 내 마음 어딘가로 숨어버린 마음의 불씨를 키워 내 안을 가득 채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겁쟁이처럼 숨어들지 않도록, 크고 단단하게 자라나게 할 것이다. 시시때때로 겁쟁이가 되도록 만든 것도 내가 그런 마음에 순응했기 때문이다. 주인으로서의 내 지위를 발휘하지 못하고, 그저 순응한 결과이다. 내 마음을 위협하는 무언가가 왔을 때 그렇게 꽁꽁 숨었기 때문에, 겁쟁이였기 때문에, 언제든 올 수 있었던 것이지, 오지 않도록, 아니면 오더라도 겁먹지 않도록 마음이 자라나면 쉽게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런 시기가 온다면 내가, 스스로, 해결하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만, 그렇게 시간의 도움으로 해결하지 말자. 내 삶의 주인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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