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민주주로의 첫걸음
- 왜 여당은 탄핵에 찬성하지 않을까
- 12.3 비상 계엄의 역사적 의미는 무엇일까
비상계엄으로 국가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횡보는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특검, 대통령의 탄핵이 모두 부결되었다. 국민의 상당수가 가결되길 원했지만 국민의 힘의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 처리가 되었다. 가결과 부결이 아닌 '투표 불성립'. 이 결과는 가결이나 부결보다도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가 상당하다. 태도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왜 그랬는지는 그동안 대한민국의 정치 행태를 바탕으로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첫 번째, 책임 회피이다. 인간은 누구나 비겁한 면이 있다. 불리한 순간에 변명하기 좋다. '그런 적은 없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다'는 식으로 도망갈 구멍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정치에서는 이런 면이 도드라진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축은 현재 문제상황을 맞닥뜨리고 있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정당적 측면에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민들을 의식해서, 정확히는 표를 의식해서 찬성에 투표할 수 없다. 결국 그들로서의 묘안은 불투표인 것이다. '찬성표를 던지지는 않았으나 반대하지는 않았다', 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으나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등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시간의 지지를 받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모호함은 희석되고, 어느 시점의 생생한 그들의 주장과 사과를 그럴듯하게 만든다. 그들의 편이었던 사람들 또는 그들의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데 효과적이다. 지금껏 그래 왔다.
두 번째는 주도권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회적 여론이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뜻대로 흘러가게 두기에는 그 흐름을 잠재우기 쉽지 않다는 판단일 것이다. 그 주도권을 흔들어 새로운 판을 짜고자 할 것이다. 국민 여론을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흐름을 바꾸고 싶을 것이다.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시간을 벌 수 있고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또한 당면한 문제를 쇄신하는 데 주도한 세력으로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혹은 당면한 문제를 희석시켜 유야무야식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기회주의자처럼 기회를 엿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국가의 혼란은 장기화 되겠지만 어르고 달래듯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시점에 국민들에게 달콤함을 속삭이고 다시 표를 구걸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지금의 비상계엄은 참 민주주의로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그러길 바라고,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의 시민의식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민주 시민으로서 성장한 모습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박근혜 탄핵 때에도 확인하긴 했지만, 벌써 몇 년 전인가. 그러한 비상한 일이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 우리가 무언가를 배우면 그걸 직접 해 보았을 때 진정한 배움과 의미를 깨닫게 된다. 지금은 민주주의를 위협할 만한 상황을 지금으로썬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비상계엄이라는 실제 상황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불안과 혼란을 겪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민관군 모두가 당황했고 당혹스러워 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과 군인들의 불의에 저항하는 시민, 격렬한 몸싸움 속에서 넘어진 경찰과 군인이 다치지 않도록 돕는 시민, 시민들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지휘관,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는 군경, 서로 위안의 인사를 나누는 시민과 군인.
우리 사회는 옳고 그름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주체적인 민주 시민들이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었다. 민주시민들은 이러한 과정을 직접 겪고, 보고 들으면서 참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체감했다. 그리고 알 수 있었다. 우리 앞세대의 사람들이 왜 그렇게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수호했는가를.
민주주의의 위협 속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느끼고, 우리 안에 있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아를 드러내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참 민주주의를 발현했고 굳어 있던 민주주의의 큰 걸음을 떼게 했다. 이러한 민주주의 걸음은 진정한 민주주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과거에 세운 민주주의라는 큰 거인의 걸음을 떼는 역사적 사건을 맞이하고 있다. 민주시민이 숨쉬는 참 민주주의로서의 민주주의로 도약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순간에, 민주시민의 정체성의 빛나는 순간순간을 파악하지 못하고 아직도 당론에 묻혀 있는 정치인들은 이제 설 곳이 없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 놀음은 하는 정치꾼들의 자리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참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민주시민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애초에 그들의 시야에는 시민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방도가 없다. 정치꾼과 정치놀음의 구태 정치는 이제 역사 속에 사라질 과거가 될 것이다. 감동적인 순간이다. 민주시민들이 이뤄내는 참 민주주의로의 큰 걸음. 우리는 역사적 순간에 민주시민으로, 민주시민들과 함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