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가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그들은 노포맛집을 찾을까?
최근 SNS를 살펴보면 재밌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노포, 아재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일명 오래된 음식점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 노포맛집‘이라는 해시태그를 넣어보니 게시물이 6.2만 개일 정도로 큰 영향력이 있는 키워드였다. 심지어는 실제로 최근 ’ 노포’ 들을 가보면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찬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노포맛집을 찾을까?
콘텐츠의 힘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콘텐츠, 사실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많지만, 최근 가장 핫한 (조회수가 많은) 영상을 살펴보니 가수 성시경의 ’먹을 텐데‘ 와 사업가 백종원의 ’님아 그 시장에 가오‘ 유튜버 풍자의 ’또간집‘ 등 의 찐맛집을 소개하는 채널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채널에 소개되는 음식점들은 그다음 날부터 일명 ’웨이팅 지옥‘의 주인공이 되면서 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유명인이기에 조금 더 많은 파급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이 ‘외식’의 관점에서도 맥을 같이하기에 더욱 깊게 살펴봐야 한다.
노포가 주는 메시지 ‘찐맛집’
사실 단순히 오래되었다고 해서 다 맛있는 맛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 외식 시장에서 오래된 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건물주’가 아닌 이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가깝다고 표현한 이유는 그렇지 않은 곳들이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곳을 우리는 오래된 ‘찐맛집‘으로 부른다. 그렇다면 왜? 식당은 오래되기 어려울까? 식당을 오래 하기 어려운 이유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국내 외식업의 특성상 창업의 진입장벽이 낮다. 일명 “창업이나 해야지 “라는 생각이 비교적 다른 분야에 비해 쉽다. 이는 어쩌면 외식업 입장에서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인데, 다른 분야보다 매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접근과 유입이 많다는 것은 장점이고, 그렇기에 다른 산업보다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즉, 트렌드에 민감하다. 재밌는 것은 이 트렌드라는 것이 단순히 ‘맛‘의 영역뿐 아니라 ’공간, ‘비주얼’의 영역에서 더욱 강조되었다는 사실인데, 일명 ‘인스타그래머블’ 이라는 신조어도 생길 만큼 맛집의 조건에 꼭 이러한 비주얼의 요소가 포함된다.
인스타 맛집이라 불리는 곳들을 보면 확실하게 느껴진다. 음식보단 공간, 맛보단 비주얼이 팔리는 시대였다. 맛보단 사진이 잘 나오는 곳들이 인기가 많았다. 틀렸다는 게 아니라 그게 트렌드였고, 비주얼의 강렬함이 더욱 부각되는 시기였다.
음식보단 공간, 맛보단 비주얼이 팔리는 시대였다
자극이 강렬한 만큼 시각적인 요소는 사실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실제로 맛집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말하는 비주얼 요소의 모객력은 2~3년이다. 대중에게 소비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혹은 비슷한 비주얼의 요소를 갖춘 매장들이 금세 많아져 경쟁력을 잃는다. 즉 단순 트렌드에 의지한 외식 매장의 경쟁력과 지속성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외식업의 지속성은 본질인 맛과 서비스의 완성도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포’는 지속성을 인정받은 곳이다. 즉 본질인 맛과 서비스에 만족도가 높은 곳을 의미한다. 줄 서는 맛집에 이유가 있듯 오래된 가게에도 반드시 이유가 있다.
맛집에 이유가 있듯 오래된 가게에도 반드시 이유가 있다.
빠른 트렌드로 인한 높아진 피로도
앞서 말했듯, 최근 몇 년 동안 외식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움과 특별함이 되기도 했지만, 반복된 변화와 비슷한 트렌드 쏠림 현상에 피로도를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는 반작용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러한 흐름을 ’역트렌드‘라고 부른다. 역트렌드 현상은 특히 자기표현 욕구와 개인화가 높은 MZ세대에게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새로움과 특별함이 아닌, 조금 불편하지만 조금은 인간적인 곳인 ’노포‘가 인기가 많아진 이유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문제는 아니다. 오래된 것을 고수하는 것도,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노포맛집의 인기가 반갑다. 산업의 성숙은 편견 없는 다양성이라 생각한다. 새로움은 새로운 대로 오래된 것은 오래된 대로 가치가 있다. 이것을 인정하는 시장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외식 시장이 아닐까 생각한다.
산업의 성숙은 편견 없는 다양성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