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ONGYOON_HAN on 2015년 12월 4일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깜짝 귀국을 하려 했던 나의 계획은 누나의 비밀 누출로 인해 무산되었다. 한국 영해로 들어와서 1년 만에 ‘로밍 문자 없이’ 연결된 휴대폰의 첫 전화 수신음은, 반가움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계신 웃음 가득한 어머니의 음성이었다.
나만의 버킷리스트 상위 목록에 있었던 세계일주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고자 여행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을 비우고 깨끗하게 하고 여행을 하면서 하나씩 채워 가는 것을 깨달음의 방법으로 그 방향을 잡았고, 그만큼 처음부터 계획을 세워서 여행지를 이동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여행을 했다.
결과적으로 여행은, 그리고 인생은 흐름이다. 흘러가는 중에 내가 위치한 곳에 희로애락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면 그 즐거운 마음은 언젠가는 잦아들고 다른 마음이 채워지기 마련이다. 인생도 그렇다.
이제 내 마음에, 내 경험에 어떤 것이 채워지면서 살게 될지 인생이라는 여행을 이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