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
태극의 음양으로 들여다 보기
태극은 주역에서 나오는 개념이다. 하나의 기운이 양과 음으로 나뉘고 이들 양과 음의 기운은 시공간에서 순환한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음이 있으면 양이 있는 공간성의 의미도 있고, 양이 지나가면 음이 오고 음이 지나가면 양이 온다는 시간상의 의미도 있다.
이 태극의 특이점은 양이 극이 될 때 음이 싹트기 시작하고, 음이 극이 될 때 양이 싹튼다는 점이다. 여름이 극이 될 때 무성한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며 추운 겨울을 준비하고, 겨울이 극이 되어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경우에도 땅속 나무뿌리에서는 봄에 자라나는 생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1987년 민주화운동 이후 특정 정당이 이처럼 과반을 훨씬 뛰어넘는 의석을 획득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민주당이 300석 중 180석을 차지함으로써 정당의 역사를 새로 쓰는 기염을 보여주었다. 전례 없는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나온 전례 없는 결과라 태극으로 치면 극에 달한 모양이다.
민주당이 양의 움직임이 극에 달한 지점에 와 있다면 이와 반대로 통합당은 음의 움직임이 극에 달한 곳에 와 있는 듯하다. 이러한 선거 결과에 대해 정치평론가 등 많은 전문가들은 지난번 탄핵의 그림자를 단절하지 못했다느니, 특정 후보의 막말이 문제였다니, 늘 그래 왔듯이 사후 약방문식으로 원인을 찾기에 분주하다.
많은 것이 원인이 되어 결과론적인 설명과 이해를 뒷받침하겠으나 근본적인 설명은 아닐듯하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황당하게 들리겠으나 그냥 '그럴 때가 되었다'가 아닌가 한다. 서로의 갈등이 절정으로 치닫는 그때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지난 인류의 역사 발전 과정을 이해한다면 정반합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승리를 한자는 태극의 양속의 음처럼 내려가는 일만 남았고, 패한 자는 태극의 음속의 양처럼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민주당은 앞으로 내려가는 사이클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고 통합당은 앞으로 올라가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할 것이다.
주역을 즐겨 읽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 중에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는 유명한 어록이 있다. 음양의 이치를 꿰뚫어 보신 이순신 장군은 아이러니하게 장렬하게 전사함으로써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도 살아 있는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
다이내믹한 정치 환경 변화 속의 한국식 민주주의의 승리와 발전의 역사는 2020년 4월 15일 또 한 번의 큰 획을 그은 듯하다. 승리를 한쪽도 패배를 한쪽도 다 같은 한민족이니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통합과 균형을 향해 달려 나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