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아래 있는 것들

채근담으로 배우는 하루 철학

by dyn

<개론>

_자연에 순응하며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닦아 도리를 따르는 삶의 태도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해서 가을바람에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해서 여름날 달 아래 빛나니, 그러므로 깨끗한 것은 항상 더러움에서 시작되어 나오고 밝은 것은 항상 어두움을 따라서 생겨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두운 곳에 있다 보면 어느샌가 마음도 어두워진다. 빛이 있음을 알지만, 내게 닿지 않았기에 모르기도 한다.

하지만 어둠은 빛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다. 어둠 속에 있을 때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아서 넘어질 때도, 헤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걸어가다 보면 희미하게 새어 들어오는 빛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빛이라도 발견한다면 그 길에 확신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 더러움은 자신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누군가는 흙탕물을 보고 더럽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그 속에서 피어난 연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욕망에 따르는 일은 그 편안함을 즐기게 되므로 아예 손가락에 묻히지 않아야 하니, 한 번 손가락에 묻히면

만 길 깊은 구렁에 빠진다. 도리를 따르는 일은 어렵다고 조금도 물러서면 안 되니, 한 걸음 물러서면 천 개의 산 너머처럼 멀어진다."


욕망(desire)은 인간이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자 할 때 일어나는 강한 마음의 작용이다.

물질적인 소유, 감정적인 안정, 더 나아가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는 갈망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우리가 가장 결핍되고 연약하다고 느끼는 지점일수록, 욕망은 더욱 깊숙이 빈틈을 파고든다.
욕망은 마치 영혼이 메워지는 듯한 착각을 주지만, 실상은 넘침이다. 이는 더 큰 갈증을 불러온다.

진짜 채움이란 결핍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 결핍마저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잘한 것은 생각하지 말고 잘못한 일은 곧바로 마음에 두어야 하며, 다른 사람이 나에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원한은 곧바로 잊어버려야 한다. “


인간은 자신의 기억을 선택할 수 있다.

어떤 기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태도와 인생의 흐름은 달라진다. 몇 년이 지나도 항상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과거에 잘한 행동을 되풀이하며 말함으로써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타인이 자신에게 베푼 일에 대해서는 반복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 기억은 의도적으로 흐리게 만든 결과다.


또한,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은 빠르게 잊으려 한다.

하루라도 빨리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작용한 것이다. 기억은 습관이다.

선택적인 기억이 반복되면, 결국 그것은 사고방식과 태도의 습관으로 굳어지고,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한 개인의 성향 문제를 넘어서

인간관계, 자기 성장, 내면의 안정, 사회적 평판에까지 직결된다.

어떤 기억을 간직하고, 어떤 기억을 흘려보낼 것인지는 결국, 삶의 질과 방향을 결정하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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