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by dyn

내 눈이 존재하는지 빛은 있는지 나는 모른다.

그렇지만 살아있다.


나의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 알 수 있다.

때때로 팔과 다리에 무언가 걸리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격렬하게 움직인다.


그것들은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


몇 해가 흘렀다.

사실 어림짐작 몇 해일뿐 정확한 시간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내 안의 무언가 바뀌려 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정말 좋구나.”“울음을 멈출 수가 없어.” “너무 기뻐.” …


몸의 한기가 가실 때쯤 들려오는 소리

무엇이 그렇게 좋고 기쁜 것일까. 나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곧 알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


조금씩 느끼고 있었던 내 안의 변화들이 드디어

결실을 맺으려는 듯 평소와 달랐다.


처음 느껴보는 힘이 내 팔다리에 느껴졌고, 나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힘껏 팔다리를 움직였다.


“그래. 이 정도의 힘이면 올라갈 수 있겠어.”


나는 익숙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팔다리를

움직였다.


이 정도로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여기서 팔다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이 더욱 힘든 일일 것 같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몸은 달아올랐다.

평소 팔다리에 닿았던 감촉과는 다른 느낌의 거친 흙이었다.


처음으로 많은 힘을 쓴 탓에 조금 지쳐버렸지만

마지막 힘을 짜내어 근처 나무에 올랐다.


귓가에 웅웅하며 울리는 소리가 짙어졌다.

얼마의 휴식을 취한 걸까, 나는 몸을 움직였고

얼굴을 힘껏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빛을 보았다.


의식할 새도 없이 울음이 터져버렸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햇살의 따스함, 처음 맡는 바깥의 공기냄새, 푸른 하늘.


꿈이라는 것을 꾼다면 이런 기분일까.


나의 울음소리에 맞춰 주변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아 그대들의 울음소리가 기쁘게 들렸던 이유를 알게 되었소.”

함께 마음껏 울부짖읍시다.


다시 어둠 속으로 돌어가야 함을 나는 빛이 있음을 알기에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매미는 땅속에서 3년 길게는 17년 동안 지냅니다.


땅속에서 수년을 보내고 지상에 올라와 살아 있는 기간은 한 달이라는 불균형의 시간입니다.


땅속에서 긴 세월을 보내고, 한 달이라는 짧은 날을 보낸 뒤, 생을 마감하는 매미는 고독하며 찬란한

일대를 보냅니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기쁘게 들렸던 것은 언젠가 나 또한 기쁨의 환호를 내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주어진 삶을 기대 속에서 살아가며

긴 침묵을 견디고 맞이한 순간이 삶의 이유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때때로 인생에 바라는 것이 생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갑니다.

‘기대 속에 살아가도 충분한 그런 삶.’

비록 땅속에 있지만 찬란할 날을 맞이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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