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으로 배우는 하루 철학
_이룬 것을 지키기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과 절제로 자신을 다스리는 삶의 태도
"일이 없으면 곧 쓸데없는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고, 일이 있으면 곧 경망스러운 의기가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며, 뜻대로 되면 교만한 언사나 기색이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원망하는 감정을 품고 있는지 없는지 살펴서, 때때로 점검하여 많은 것은 적게 만들고 있는 것은 없게 하는 것이 학문의 참된 모습이다."
우리의 감정은 파도처럼 출렁인다. 한가할 때는 그 한가함이 오히려 잡생각을 불러오고, 쓸데없는 상상에 빠지다 보면 제멋대로 결정해 버리는 일도 생긴다. 그런 습관이 반복되면, 결국 자신이 내린 선택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중요한 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 그저 떠도는 잡념인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인지 분별하는 일이다. 바쁠 때는 바쁘다는 이유로 머릿속이 뒤엉킨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여유를 잃고, 타인을 마주할 때조차 나도 모르게 예민한 얼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뒤늦게 깨닫게 된다 해도 이미 내 행동은 누군가의 기대를 저버렸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방치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늘 점검해야 한다.
일이 뜻대로 풀리면, 마음도 덩달아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잘된 일에 기뻐하는 건 자연스럽다. 하지만 하나의 성공에 들뜨다 보면 또 다른 기회를 놓칠 수가 있다.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겸손의 태도를 지녀야 다음 기회가 조용히 찾아올 때, 그것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모든 일이 어긋날 때는, 마음까지 어두워지고 실패의 원인을 쉽게 외부로 돌리게 된다. 하지만 진짜 실패는 그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을 때, 그리고 스스로에게 눈을 감는 순간에 시작된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통해 과한 감정은 덜어내고, 되새겨야 할 생각은 차분히 정리해야 한다.
"신체로서의 자신을 간파하면 곧 만물이 다 공허함을 깨닫게 되어 자신의 마음은 항상 비어 있게 되고, 마음이 비어 있으면 의리가 들어와 자리 잡는다. 자신을 타고난 성품으로 제대로 인식하면, 곧 모든 이치를 다 갖추고 그 마음이 항상 진실하니, 진실하면 물욕이 들어오지 못한다."
신체의 공허함을 깨닫는 것은 알지만 어려운 일이다. 비싸고 예쁜 것들을 두르면 마치 나까지 값져진 듯한 착각이 든다. 단순한 오해일 뿐이지만, 많은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기에 어느새 그것이 삶의 전부처럼 여겨진다.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지, 나조차 확신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은 언젠가 변하고 결국에는 사라진다. 겹겹이 쌓인 치장을 걷어내고 마음을 가볍게 해야, 변하지 않는 삶의 중심을 다시 붙잡을 수 있다. 타인의 시선에 가려져 있던 내 진짜 모습을 꺼냈을 때야 비로소, 진정으로 아름답고 값진 자신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