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he bas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yner Jul 13. 2023

글을 쓰면

1.

글을 쓰면

아니 글을 쓰려면

술을 한잔 해야 할 것 같고

술을 한잔 하다 보면

글이 써지니까

글을 써야 하니까

쓰다 보면 또 한 모금 또 한 모금

그러다 보면 이젠 담배라도 한대 피우면 좋을 것 같은

욕구가 슬며시 일어선다

그래야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더 먹어도 될 것 같고

더 마셔도 될 것 같다

더 흐트러져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흐트러진다




2.

누군가는 칼날을 숨기고

누군가는 웃음을 숨기고

누군가는 울음을 숨긴다

보여주는 것이 다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 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그래서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일부러 보여준다

일부러 마구 던져 놓는다

알아차릴까

알아차리지 못할까

알아차려도 좋고

못 알아차려도 좋다

상관없다

속아준다

바보처럼 군다

안심이 된다


담배를 피울까 말까

피워서 너에게 단서를 줄까 말까

단서에 몰입한 사이

나는 너의 표정을 본다

단서를 보는 너를 본다

안심이 된다


일부러 내버려 두는 까닭이다

그 정도는 괜찮다는

안심 때문이다


그런 표정을 보여주고

너를 본다

안심이 된다


이 글을 쓰고

너를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가 절하된 감성, 감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