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에 걸터앉아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 문득 마주친 눈에
나는 말을 멈추어야 했다
익숙한 눈은 아니었지만
세련되고 또렷했다
냉정하고 진지하려 노력했지만
따뜻함이 더 두드러지는 눈빛이었다
다정을 말하는 나보다
그 눈빛의 설득력이 더 높았다
나는 그것에 마음이 갔다
자꾸 웃음이 샜다
내내 불안을 걱정한다면서도
떨리는 기색이 없었다
네가 날 그렇게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해 주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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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음악을 골랐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음 곡을 넘겼지만
사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굴곡이 많은 언덕들을 오르내리면서도
초조하거나 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각자 어디서 얼마만큼 길을 잃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무엇이건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가야 할 곳을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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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병에는 꽃을
내 마음에는 너를
At My Worst - Pink Sweat$ (feat. Kehl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