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나의 진심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게 하는 영화
그래서, 너의 계획이 뭐지?
미로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토마스와 러너들이 위키드에 대항하기 위하여 반대세력인 '오른팔조직'을 찾아 나서는, 어찌 보면 3편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1편에서의 미로를 탈출하는 신선한 소재의 비밀이 어느 정도 밝혀진 상황이라서 2편에서는 큰 매력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메이즈 러너라는 이름에 걸맞게 스코치를 탈출하는 과정, 오른팔조직을 만나러 가는 길에 마주하게 되는 각종 미스터리한 건물 속에서의 탈출 과정은 1편의 느낌을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또한 매번 마주하는 장애물은 우리도 영화 속 러너가 되어 게임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그래서 러너들이 '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을 긴박감 넘치게 연출한 데에 대해서는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다만, 그 과정이 조금 늘어지는 듯하여 다소 지루한 면이 있으며 미로 탈출이 좀비물로 변한 듯한 느낌도 들었다. 위에서 밝혔듯 3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품이란 것을 감안하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영화에서는 2가지 내용이 인상 깊었다. 하나는 이 <메이즈 러너>의 배경에서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과 관련하여, 과연 인류 혹은 다수를 위하여 소수의 희생은 반드시 마땅한가이다. 토마스와 러너들을 비롯하여 면역 바이러스를 가진 아이들은 대의를 위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실험당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자신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아 그저 '도망'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명분으로 시작되는 많은 억압과 희생에 대한 요구는 시간이 지나서도 다른 형태로 진화되는 폭력일 뿐이다. 이에 대항하여 러너들은 더 이상 물러나지 않고 그들을 억압하는 자들에 대하여 반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음 3편의 이야기가 기대가 된다.
인상 깊었던 또 다른 한 가지는 인생에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진심'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서이다. 아리스라는 소년을 통해 위키드의 비밀을 알게 되고 토마스는 친구들을 탈출시킨다. 하지만 동료들은 막막한 도망 생활에 지쳐 자신들을 억압하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기도 하고, 자신들을 탈출시킨 토마스에게 수 없이 계획이 뭐냐고 물으며 책임을 전가시킨다. 우여곡절 끝에 토마스는 자신의 목표였던 오른팔조직을 찾았다. 그리고 사실 그 조직은 스스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토마스 자신이 과거에 한 행동들을 바탕으로 유지될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처럼 자신이 기억하고 있든지 없든지 간에 토마스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 친구들을 그저 바라볼 수 없었던 그 간절한 진심은 변함없었기 때문에 그는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계획이 무엇이냐고 묻는 수많은 순간에,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두렵고 막막한 순간에 그가 그러했듯이 나의 진심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알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을 잃은 토마스가 과거의 자신으로부터 구원의 길을 찾은 것처럼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나의 진심을 이해하여 그것을 따라간다면 분명 길은 나타나게 되어있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있어서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피해를 입고 있는지도 알고자 하지 않으며 스스로 회피하고 그 체제에 종속하여 안주하려고만 한다. 그러나 그러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행동하는 것. 토마스는 과거에도, 현재에도 늘 그러했기에 길을 찾았다. 그렇기에 그가 위키드에 반격하고자 하는 다음 계획 또한 기대가 된다.
평점: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