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를 바라는 영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게 용기가 아냐. 두려움보다 중요한 뭔가에 대한 확신이 용기란다. 사람이 지나치게 신중하면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없단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 고등학생 미아에게 어느 날 제노비아의 여왕이라고 하는 할머니가 찾아오게 되고, 자신이 훗날 왕위를 물려받을 공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느 하이틴 영화처럼 조금은 유치한 면이 있지만 어린 시절 공주가 되고 싶은 꿈을 꿔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외모도 별로 아름답지 않고 매번 무언가에 부딪히면서 조심성이 없는 한 소녀가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하게 되는 설정은 사실 너무나 뻔하긴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미아의 두려움과 관련한 문제다. 미아는 남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한 번은 수업시간에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발표를 해야 하는데 미아는 긴장한 나머지 교실을 뛰쳐나가고 만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이 공주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길 망설이는 데에는 단순히 그 신분에서 주어지는 제약뿐만 아니라 대중 앞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스스로가 나라를 통치할 자격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연히 아버지로부터 온 편지를 발견해 읽게 되고 그녀는 용기를 내기 시작한다. 사실 인생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때, 혹은 꼭 큰 사건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많은 일들에 있어서 두렵지 않은 일은 없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완벽해야 함을 스스로에게 요구하면서 실수하는 데에 자꾸만 좌절감을 느끼는 순간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일은 아무것도 이뤄낼 수가 없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두렵더라도 내가 잘 헤쳐나가리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애초에 미아 자신을 힘들게 했던 건 그녀 스스로 '공주'란 이미지에 갇혀 자신을 구속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사실 공주가 되기로 한다고 해서 이전의 미아 자신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또 공주라는 길을 포기한다고 하여 온전히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나를 향한 세상의 시선에 맞춰갈 필요는 없다. 즉, 나의 자유로움을 스스로 가둬두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자리에 있는가 보다 어떤 자리에서도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용기다.
평점: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