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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군 Jan 31. 2022

많이 힘들 거다. 그렇지만 해낼 거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by pexels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이 글은 나와 친구의 통화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나 : 야, 그러고 보면 너는 참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것처럼 보여.

친구 : 그래? 음.. 그냥 막 애써서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려고 하진 않는 것 같아. 조급해하려고도 하지 않아. 내가 생각해보면 나름 차분한 사람이라 그런가?ㅎㅎ

나 : 신기하면서도 대단하다.. 그나저나 이제 이직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뭐해? 방에 그냥 있어?

친구 : 응ㅋㅋ 방안에 가만히 있는 이 시간도 나에게는 결코 무의미한 시간은 아닐 거야.
지나고 보면, 이 시간 또한 그리워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현재를 살아가.
문득 드는 생각인데, 이런 마음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것 같기도 하고..ㅎ


3년째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두고, 더 좋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는 친구의 목소리였다.

수화기 넘어 들리는 그의 목소리엔 차분함과 온화함이 깃들여 있었다. 게다가 여유까지. 내가 그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본 그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듯해 보였다. 상황을 여유롭게 바라보려 하고, 차분하게 기다리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있었다. 의미가 부여된 시간을 그리움으로 메워 순간을 간직했다. 그를 보면 나와는 조금 동 떨어진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세상엔 이렇게 다른 사람이 많이 존재한다. 나 같은 사람들만 만나면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집단에서는 결코 나의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대화를 통해 느끼는 순간이었다.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무언가 혹은 누군가 나의 단정한 생각을 바늘로 툭 찌를 때면 머리는 이에 반응한다. 아프다고 밀쳐내기도 하고, 다른 것으로 감각을 없애보기도 한다. 스트레스들이 하나 둘 쌓이게 되면 곧 예민함으로 번진다. 예민이 극에 달할 땐 내가 아닌 모습을 제삼자에게 표출하거나 심할 경우 상처를 주는 행동도 하게 된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기에 스트레스 하나에도 우여곡절이 많다. 높고 낮은 그래프 속 전고점들의 향연인 것이다. 그런데 또 웃긴 건 결국 제풀에 지쳐 잠을 청하는 것이 사람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받을 뿐이다.


그래서 우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한다. 다른 생각으로 꽉 채워진 시간에 딥다이빙하기도 하고, 음식으로 풀기도 한다. 심지어 관계 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다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이는 울기도 한다. 목놓아 울다 보면 지쳐 쓰러지고 그런 나를 마주하면 무너지면 안 된다며 힘을 얻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허나, 그는 좀 다르다. 행위와 도구를 통한 방법론보다 정신적 마인드셋에 심혈을 기울인 듯싶다. 스트레스라고 받아들이기보다 그 순간도 나에게는 유의미한 시간으로 치환하여 삶을 해석한다. 긍정이라 말할 수도 있겠다. 내게 다가온 문제를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 언젠간 다른 긍정적인 삶의 일부로 스며들 것이라는 희망으로 해석한다. 즉, 스트레스의 관점을 바꾼 것이다. 악영향으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닌, 다가온 스트레스를 어떻게 튕겨내느냐를 훈련하며 이것이 나를 더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되뇌는 것이다.


친구와의 통화를 통해 드는 생각의 확장은 곧바로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진다.

차분해지려고 마음먹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까?


찾아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판단력이 흐려진다고 한다. 판단력이 흐려지면 나중에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논문에선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흥분을 차분히 가라 앉히는 연습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어찌 보면, 차분해지려고 마음먹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차분하면서도 때론 급한 성격을 지닌 나는 속도의 유연성을 연습해야 함을 느낀다. 물론 바쁜 현대사회 속 빠르고 완벽하게 해내는 사람이 칭찬을 자주 받지만, 단기간의 연습으로 되지 않는 이들도 있지 않은가. 노력은 해야겠다만 기질 자체가 그런 사람에게 '우선 빨리'라는 열매만 먹이면 체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때론 차분함 속에서 업무의 성과와 아이디어의 확장이 이뤄지기도 한다. 이쯤 돼서 옛 선조들의 말이 떠오른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 어떤 상황에선 일리가 있는 말로 들린다.


생각의 갈래는 이제 막 종착역에 다다른 듯하다.

다가온 스트레스를 튕겨내기 위해선 갖가지 노력들이 필요하다.  

첫째, 지나치게 방법론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마인드셋을 장착할 것.

둘째, 차분하게 시간을 받아들여 볼 것.


곱씹어보면 이러한 세상 속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다 귀한 존재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인간은 완전하지 않지만,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며 누구보다 노력하는 존재들임엔 틀림없다.


스트레스를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깊게 다가오더라도 쉽게 튕겨내 보려고 하자.


많이 힘들 거다. 그렇지만, 해낼 거다.

우린 불완전하지만 귀한 존재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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