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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Jul 08. 2024

'가면 안 되는 길이야...!'

머리는 그렇게 말하지만, 마음은......

갈 수 없는 길은 없다고,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이라고,

당돌하게 말하던 때가 있었다.


그 시절의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땐 진정 그렇게 믿었다.

그때였기에 가능했던 패기였다 한다면,

옳은 말이라 생각한다.

잘 몰라서 오히려 겁이 없었다 한다면,

그 또한 틀리지는 않은 말일 것이다.


한 해, 두 해 지나며

나이만 늘어난 게 아니라,

두려움도 늘었다.

하지 말아야 할 일만큼이나,

가지 말아야 할 길도 늘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참 아프고, 참 슬펐다.


작년 말, 불현듯 찾아온 깨달음이 있었다.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에 대한,

하지만 명백하게도 잊어야만 하는 마음이었다.


겁이 났다.

마음을 막아서 본 일이 처음이 아니라서.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너무 잘 알아서.

그때마다 비참해졌던 내가 또렷이 떠올라서.

세월과 함께 늘어난 두려움만큼,

더 많이, 겁이 났다.


.

.

.


시간이 많이 지났건만,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한다.

예상했던 대로, 쉽지 않은 길이다.

알고 있던 대로, 비참해지는 중이다.


머리가 말한다.

"그래서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라고.

마음이 대꾸한다.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라고.

내 것임에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탓에,

아마도 한동안은 더

어렵고 비참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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