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들은 모두 미끼를 문 자의 책임이라는 전제 위에 있다. '미끼를 물어버린 자의 책임' 논리는 이 땅의 모든 사건, 모든 피해자에게 적용된다.
"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느냐?" "왜 세월호에 올랐느냐?" "그 위험한 장소에 왜 갔느냐?"
이 물음들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가해자의 책임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음모다. 무고한 피해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모함이다.
(...중략) 모두가 피해자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사이에 가해자는 유유히 암흑 속으로 빠져나간다. (...중략)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건이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이유는 피해자 환원론에 있다.
권석천, 사람에 대한 예의
아무리 사실이라 믿어도 함부로 말해선 안된다.
문유석, 개인주의자 선언
예를 들면 내가 누군가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비난을 하는 것을 동일시하면 안 돼요. 이 비난도 의견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중략) "그런 것까지도 내가 자유롭게 의견 표시하는 거야."라는 것으로 혼동을 하고 있는 거죠.
권일용,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관련 유튜브 콘텐츠 중
Common sense is not that common.
상식은 흔한 게 아니다. 특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에선. 특히 이런 큰일 앞에선.
피해자를 탓하고, 회견을 하면서 농담을 던지고, 글씨 없는 검은 리본으로 바꾸라는 지침이 존재하고, 일말의 진심도 없는 사과가 있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던 각자도생은 어느새 사회의 덕목이 되어 있고, 다른 이는 모르겠고 나만 좋으면 되는 작금의 이 사회는 어디를 향하는가. 자본주의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인간성이 정말 그 의미의 인간성이 맞을까.
자유 운운하면서 속으로만 삼켜야 할 말들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의견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작자들의 면상과 글들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젊은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뉴스를 장식하는 높~으신 분들, 연세 드실 대로 드신 분들이 앞장선다. 그런 말들을 해봤자 별 타격도 없이 그대로 정치 생명을 잘도 이어나간다. 그러니 무얼 보고 조심해야 한다 생각하겠는가.
언제까지 참사 앞에서 분노해야 하나.
잘 안 들리는 것의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한덕수 총리, 2022.11.1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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