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무언가 반짝! 하고 떠오르면 그냥 주저리가 되더라도 적고 보았다. 뭐라도 쓰다 보면 겉돌다가 속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하더라. 그걸 보면 조금이라도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헛소리 속에서 찾아내는 내 진심.
그랬었지. 그러니까 이제 다시 해볼까. 그런데 그건 내일부터. 아니 오늘부터. 지금부터. 그러니까 이건 헛소리. 자, 이제부터 헛소리 시작(언젠 아니었던 것처럼).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를 낳고 한참 내 뇌가 어떻게 되었나 싶었다. 계좌번호나 전화번호를 보고 옮겨 적는 거를 하는데 세 자리 이상을 외우지를 못했다. 그 잠깐, 그 일이 초를 못 외워서 보고 또 보고 그러다가 그냥 두 자리씩 끊어서 옮기곤 했다. 바보가 되었나. 아이를 낳고 바로 그랬으면 잠시 그런 거겠지 했을 텐데 그게 한 오 년은 지나고도 여전해서 진짜 바보가 되었나 보다 했다. 그래서 주변에 공부하는 아이 엄마들을 보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숫자를 대여섯 자리는 외울 수 있게 됐다. 그거 좀 돌아왔다고 어찌나 기쁘던지. 누구에게 내 머리가 이상해라고 말한 적이 없으니 이 기쁨을 함께 누릴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기쁜 건 기쁜 거니까. 그전 보다 책을 읽어도 좀 더 기억을 오래 하기 시작했고. 만약 숫자를 두 자리 밖에 못 외우던 상태였다면 자격증 공부를 할 생각은 하지 못했겠지.
뭐든 공부 초반은 쉬운 거라고. 초반에 외우면서 어마, 나 천재인 듯? 혼자 아직 죽지 않았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건 잠시였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외웠던 줄 알았던 걸 까먹고 까먹고 또 까먹고 계속 그렇게 진행 중이다. 이래서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까, 시험은 한 달 반 정도 남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복습할 때마다 또 까먹은 나 자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어쩌지, 불안하면 좀 더 공부하면 될 텐데 그러진 않고. 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는 건 아닌데.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그나저나 공부를 얼마 만에 하는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무언가를 공부하고 외우고 이런 걸 언제 했더라. 시험이란 건 언제 쳐봤더라. 어휴. 시험 당일 시험장에서 긴장해서 머리가 안 돌아갈까 봐 걱정이다. 미리 걱정하면 뭐 해 하면서도 공부 쪽에선 또 그게 잘 안 되나 보다.
그래도 안 하던 공부를 하니 살짝 활력이 돌긴 한다. 활력과 불안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래도 공부를 해온 지 두어 달. 앞으로도 힘내야지. 이렇게 또 어이없게 마무리.
사진: Unsplash의Siora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