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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28일 [족-종]

by 이한얼






≡ 2025년 09월 28일 일요일 <사전 한 장>2120

족대기다

: |순우리말| ①다른 사람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볶아치다.

②마구 두들겨 패다.

③함부로 우겨대다.


족보

: ①한 족속의 계통과 혈통 관계를 밝혀 놓은 책.

②한 가문의 계통과 혈통 관계.

③이전에 이미 나왔던 문제를 모아, 모범 답안과 함께 정리해 놓은 것.

| ※③이 정식 표준어로 등재된 것은 조금 의외다. ㅋㅋ 이제 역사와 유래가 있는 비유가 되었나 보다.


존대

: ①공경하여 받들어 대함. (공대)

②받들어 공경하는 말씨로 대함. (존대) (존경어)

존댓말

: |언어|사람이나 사물을 높여서 이르는 말. ‘아버님’이나 ‘선생님’ 같은 직접 높임말, ‘진지’나 ‘따님’ 같은 간접 높임말, ‘뵙다’나 ‘드리다’ 같은 객체 높임말이 있다.


존재☆

: ①현실에 실제로 있음. 또는 그런 대상.

②다른 사람의 주목을 끌 만한 두드러진 품위나 처지. 또는 그런 대상.

③|철학|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외계에 객관적으로 실재함. 또는 그 일. 그 양상에 따라 물리적·수리적·사회적·인격적인 것 등으로 구분하다.

④|철학|형이상학적 의미로, 현상 변화의 기반이 되는 근원적 실재.

⑤|철학|변증법적 유물론에서, 객관적인 물질의 세계를 이르는 말. 실재보다 추상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 ※‘존재’의 핵심은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된다. ‘의식’과 ‘실체’다.

1. 의식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더라도,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객관적 관측이 가능한지.

2. 물리적 실체가 없어 객관적 관측이 불가능하더라도 의식으로부터 분리되어 외계로 홀로 존재할 수 있는지.

즉, 마치 리플리증후군처럼 과도한 자기현시성이 발현되어 만들어진 거짓된 모습이든, 아니면 방어기제로부터 도출된 심상 속 조력자든, 어렸을 때만 발현되는 상상 친구든, 모종의 이유로 분리된 다른 인격이든, 무엇이든 간에 존재로서 인정받으려면 관측 가능한 물리적 실체가 있거나 혹은 의식에서 분리해도 독립적으로 실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존재로서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역사 이래 여러 존재들로부터 누적된 오래되고 강력한 의지와 인식마저 느껴진다. 그만큼 미지 혹은 신비와 싸우던 시대였을 테고, 사람을 악의적으로 때로는 본의 아니게 현혹시키고 혼란케 하는 무수한 미신과 종교적 광신 또한 있었겠지. 어쨌든, 사전의 풀이를 보고 있으니 그 너덜너덜하고 혁혁했던 존재 증명의 역사가 느껴져서 순간 마음이 조금 울렁였다.

인간은 이토록 존재와 실존, 실체와 인식 사이에서 투쟁하며 살아왔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의 고뇌와 번민 끝에 지금 내가 사는 시대 정도의 존재 인식과 합리가 조성되었을까. 여전히 선인들이 일궈놓은 많은 것들을 날로 먹으며 살고 있구나. 이 반도의 끝마을까지 고작 몇 만원의 돈으로 몇 시간 만에 편히 갈 수 있는 것처럼, 새삼 좋은 시대에 살고 있음에 감사했다.

| 철학은 결국 인간은 무엇이고 누구인지, 그 존재와 실존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진창에서 발버둥 치던 붉은 손바닥 자국이니까.

| …라고 철학에 관련된 교양 수업조차 들어본 적 없는 이가 말합니다.


존재론

: |철학|존재 또는 존재의 근본적·보편적인 모든 규정을 연구하는 학문.

존재판단

: |철학|어떤 사물이나 대상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존조리

: |순우리말| 잘 알아듣도록 사리에 맞고 친절하게. | 존조리 말해! 존조리! 같은 말을 왜 굳이 개똥 같이 해!


존중☆

: 현대 사회에서 가장 부족하고, 그래서 가장 필요한 것. 지금과 똑같은 시대, 같은 기술, 같은 사람, 같은 환경에 상황이라도, 딱 이것 하나만 추가되면 현존하는 많은 문제들이 즉시 사라지거나 금세 사라지게 되거나 차츰 사라질 것이다.

|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

| ※원래 위치는 반대다.


졸밥

: |순우리말| 꿩을 잡고 싶게 만들려고, 매에게 미리 먹이는 약간의 꿩고기.

| ※맛있지? 더 먹고 싶지? 그럼 꿩… 잡아야겠지?

| 뭐야, 사람이나 새나 둘 다 귀여워. ㅋㅋ


졸음증

: ①잠이 오는 증상.

②|의학|항상 꾸벅꾸벅 졸거나 잠이 들어 있는 상태. 열이 몹시 오르거나 아주 쇠약하거나 졸림뇌염, 물뇌증 등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 (기면증)


좀되다

: |순우리말| 됨됨이나 언행이 너무 치사하고 좀스럽다.

| ※이 정도면 차라리 쌍욕을 하는 편이 덜 아플 듯.


종개념

: |논리|어떤 개념의 외연이 다른 개념의 외연보다 더 작고 그 개념에 종속되어 있을 때, 전자의 개념. ‘개’와 ‘동물’ 중에 ‘개’.

유개념

: |논리|어떤 개념의 외연이 다른 개념의 외연보다 크고 그것을 포괄할 경우, 전자의 개념. ‘동물’과 ‘개’ 중에 ‘동물’.


종경론

: |법률|두 가지 이상의 죄가 동시에 드러났을 때, 가벼운 죄로 처벌함.

| ※여담이지만, 네이버 사전에 ‘종경론’이라고 쳤다. 자동 제안으로 (제안인데 자동인 것도 이상하지만 아무튼) ‘종경론’ 대신 ‘종결혼’을 검색해서 띄워주더라. 그래, 뭐 오타라 생각하고 다른 단어를 찾아줄 수도 있지. ‘하꾜’라고 치면 ‘학교’의 오타일 거라 예측해서 ‘학교’를 찾아줄 수도 있는 거지. 근데! 근데 그러려면 최소한 ‘종결혼’이라는 단어가 실제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오타라고 생각해서 다른 단어를 제안했으면! 응! 사전에 있는 단어를 제안해야지! 응? 종결혼 없잖아! ㅋㅋㅋㅋ 너 인마 이러기야?

종중론

: |법률|두 가지 이상의 죄가 동시에 드러났을 때, 무거운 죄로 처벌함.

| ※제니: 현재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가중주의, 즉 둘 이상의 죄가 있을 때는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을 기준으로 다른 죄의 형량을 가중시키는 방식이야. 같은 가중주의여도 우리나라와 미국의 형량 차이가 큰 것은 말한 대로 우리는 대륙법이고 미국은 영미법이라 그래. 게다가 미국은 ‘합산형’이라는 극단적 가중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과를 중요하게 봐. 그래서 연속된 범죄에 관련해서는 몇 백 년씩 나오기도 하는 거야. 종경론과 종중론은 형법 이론의 발전 과정에서 논의되던 역사적 주장이 아닐까 싶네. 특히 종경론 같은 경우에는 현대인의 법의식과도 매우 상반된 주장이니까.


종과득과

: |사자성어| 오이 심은 데 오이 난다.

종두득두

: |사자성어| 콩 심은 데 콩 난다.

| ※콩콩팥팥.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생김.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음.


종내

: ①끝까지 내내. ②끝에 가서는 드디어. | ※현재→미래.

종래

: ①지금까지 내려온 그대로의 것. 이전부터 여태까지는. | ※과거→현재.


종단주의

: |사회|한 공장의 자본주와 노동자가 공동으로 조합을 조직하려는 주의.

횡단주의

: |사회|자본 계급과 노동 계급이 각각 따로 조합을 조직하여 서로 대립하는 태도.

| ※나: 횡단주의는 익숙한데, 종단주의는 어떻게 나온 거야? 둘이 힘을 합쳐서 더 큰 외적을 상대하나?

제니: 뭐, 비슷해. ㅋㅋ

횡단주의-계급투쟁. 이건 익숙하지?

종단주의-계급 협력. ‘나 죽으면 너도 죽는 거야.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응? 팍팍한 현대 사회에 경쟁 기업도 많은데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야지? 응?’ 이런 느낌이야. 노동자는 기업의 번영을 위해 협력하고, 자본주는 그 대가로 노동자에게 이익을 합리적으로 분해하자는 논리야.

나: 아, 그래서 실제로 횡단주의에 비해 종단주의가 거의 보이지 않았던 거구나. 노동자가 기업을 위해 먼저 협력해도 (구조상 선협력 후분배일 테니까) 자본주는 그 대가를 노동자에게 합리적으로 분배하지 않으니까. 더 큰 이익을 위해 다른 곳에 재투자하거나,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해 유보금을 쌓아두거나, 자본주가 그냥 꿀꺽하거나 하니까. 이해했어.

제니: 정답.

나: 약간 오리너구리 같은 거네. 자주 보기도 힘들지만, 막상 발견하면 ‘이런 이상적인 종단주의가 왜 실존하지?’ 같은.


종대

: |순우리말| |식물|파, 마늘, 달래 등에서 꽃을 달기 위해 한가운데서 올라오는 줄기. | ※마늘쫑! 표준어는 ‘마늘종’이지만 발음은 ‘쫑’이 찰떡이다.


종명정식

: |사자성어|(끼니때에 종을 쳐서 식구를 모으고 솥을 늘어놓고 먹는다) 부귀한 집의 생활.

| ※저 종도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못 찾겠다. 시사단 보러 도산서원에 갔을 때, 중문 옆에 저런 종이 달려 있는 것을 봤다. 순간 되게 쳐보고 싶었지만 나는 상식 있는 문화 지성인이니 힘겹게 참은 적이 있었다. 정확하게는, 치면 같이 갔던 동행에게 엉덩이를 차일 것 같아서 그만 뒀다.


종물

: |법률|주물에 부속되어 주물의 일상적·지속적 사용에 도움을 주는 물건.

주물

: |법률|독립된 종물을 부속한 채 직접적인 효용을 가지는 주된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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