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만 쓰다 아무것도안되겠다 싶어,댓글 부대에 구직 이력서를 쓰기로 합니다. 요즘 댓글팀인지, 댓글 부대인지가 인기인 것 같더라고요. 댓글부대는선거뿐만 아니라 아이돌, 잘하면브런치에도 수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댓글계의 트럼프'가 되어 보기로 하고 이력서를 작성하지요.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창의적 댓글을달아매거진으로 만들겠습니다. 심지어 요일을 정해 연재로 댓글을 발행하도록 하고, 댓글 가이드북을 만들어 책으로 출판하겠다고 하지요. 귀에 쏙쏙 박히는 댓글로 상대방을 무력화할 '촌철살인댓글마'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힙니다.그동안브런치에 종종 써왔던프로필이며 글들을 이렇게 써먹을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쪽 분야에는 내세울만한 경험이 아직 부족해 영화를 보고 실제 댓글 부대가 갖추어야 할 소양에 도움을 받기로 하지요. 그렇게 보게 된 영화가 바로 이 '댓글 부대'란 영화입니다. 사회부 기자인 임상구(손석구)가 대기업 비리를 멋지게 폭로하지만댓글 부대, 부대도 아닌 어린애(김동휘)에게 농락당하고 열받아댓글 부대의 실체를 파헤치는데 헌신한다는 스토리입니다. 아영화에서 분명 손석구를 농락한 댓글 전문가 김동휘는 원래 웹소설을 쓰던 창작자였다고 했던 것이기억납니다. 역시 지원 분야를 잘 선정한 것 같군요.브런치 작가 활동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브런치에도 댓글 부대의 존재를 의심해 본 적이 있습니다. 글 몇 개 썼을 뿐인데 구독이 수천이고 댓글이 수백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와 천재인가?" 했는데 전혀 그렇지는전혀 아닌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실망을 금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았지요. 뭐 맘먹고 댓글 부대를 띄우면, 꼭 부대까지아니더라도 알바를 통해 글쓰기 보다 마케팅에 치중하면, 유망 작가 이미지 만들기는 일도 아닐 테니까요. 댓글 부대 영화에는 인스타에서의 그런 메이킹 과정이 실제 소개 되지요.
때로는 쓴 글에 비해 너무 과한 찬사를 보내는 경우도 경계하는 편입니다. 물론 칭찬과 응원은 고맙지만 자신의 글은 자신이 제일 잘 알지요. 호응이 없더라도 뿌듯한 글이 있는가 하면 응원이 넘쳐도 그렇지 않은 글이 있는 법이니까요. 뭐 경우에 따라 아주 조금 감동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말이지요.그런데 너무 신경 쓰다 보면 내 맘대로 쓰는데 지장이 생긴단 말이지요. 그래서 현찰 응원이라는 것도 아직 미심쩍습니다만.
그렇다고 댓글을 의심만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니, 댓글을 제발 끊지는 말아 주십시오.그래도 외롭지 않게 얼마 안 되는 댓글에 항상 감사하지요. 물론 답글도 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다행히도 아주 적절히 감당 가능한 만큼만 가끔 댓글이 달리거든요. 너무 많으면 일일이 답글 하기 어려울 수 있겠더라고요. 그 보단 하나 더 글을 쓰는 게 진정한 답글이라고 생각하지요. 더군다나 아무 댓글이 없다 해도 그 글이 절대 외로운 것은 아닙니다.글은 홀로 이기고 견디는 힘을 담아내서 쓰는것이니까요.
선거에는 이길지 몰라도 아이돌의 이미지는 만들 수 있어도, 댓글로 마케팅된 글, 그런 작가. 그런데 얼마나 가겠어요. 숫자와이미지야 잠시 끌어올릴 수 있다 싶지만, 글에는 글마다 숨길 수 없는 필력이 묻어 나오게 마련이지요. 문(文)은 수(數)와 달라서 정해진 답이 없어 읽다 보면 절대 그 깊이를숨길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겠지요.
이것이 제가 이번 댓글 부대 구직 이력서를 제출하는 댓글 철학이자 자기소개서입니다. 네 저는 댓글로 에스파 밟으실 수 있습니다. 선거 천재 댓글계의 트럼프, 아이돌 천재 댓글계의 민희진, 브런치계의 촌철살인댓글마!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아고야그동안 브런치에 쓴 댓글을 검색해 보니 글은 많은데 댓글을 단 횟수가 너무 적어 탈락이라네요. 쌉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