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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ug 12. 2024

감사는 판타쥐

feat 감사합니다

판타지 드라마였지만 흥미로왔습니다.

특히 꼬박꼬박 존댓말을 AI 로봇처럼 말하는 신하균(신차일 감사팀장 역) 무표정 연기가 사람을 연기하는 것인지, 로봇을 연기하려는 것인지 구분이 안 가는 재미가 있었지요. 다음에는 진짜 로봇역 추천합니다.


앞으로 감사와 재판은 AI에게 넘겨주어야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즈음입니다. 인간의 판단은 이제 믿을 것이 못되기 때문이지요. 누가 누구를 감사한다는 말입니까? 다 짜고 치는 고스톱, 똥 묻은 개가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이 견계, 아니 체면도 없는 개 만도 못한 인간계의 불문율이 확실한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신나는 판타지입니다. 더군다나 대주주 사장님이 사내 감사를 받고 물러나니요. 현실에서라면 감옥에 갔다 오더라도 사장님이 돌아와 감사팀을 바로 날려버리겠지요. 하지만 판타지 감사팀은 마치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듯 박스를 들고 감사를 신나게 수행합니다. 삼권 분립 자체가 없이 대주주가 왕인 회사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권력을 쪼개 놓은 국가조차 그 질서가 무너지며 감사원이 감사원이 아니고 권력의 시종과 광대가 된 상황에서 그나마 조금 더 공정하리라고 여길 것은 이제 AI 밖에 없다생각입니다. 그래서 신하균의 감정 없는 로봇 연기는 다른 드라마와 달리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지배자에 과몰입, 사슴을 말이라고 말하는 메소드 연기는 이제 꼴도 보기 싫고, 리를 그 자리를 로봇으로 대신했으면 고통이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뉴스에서는 마침 우리금융의 전 회장이 친인척에게 몇백억 원을 대출해 주었고 그 마저 부실화되었지만 회장에게는 책임을 묻기 어렵고 실무자들을 집중 문책할(조질) 계획이라는 어줍지 않은 반성문 소식이 전해집니다. 이래서 우리은행에 비해 아이유가 아깝다고 익히 말했었지요.



그래서 우리금융의 주식은 마침내 말끔히 다 팔아 고기 사 먹어버렸습니다. 횡령도 모자라 불법대출에 여전히 낙하산 회장이 있는 금융사가 어련하겠어요. 꿀벌 인형을 준다며 고객돈을 꿀통 빼먹듯 착취하는 너희은행에 다 뺏기느니 차라리 고기 사 먹은 게 남는 장사지요. 이렇게 큰 은행의 감사라도 절대 제대로 작동할 리는 만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회장이 솔선수범 삥땅을 치는데 로봇 아니면 누가 이를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감사팀은 경험상 결국 이용만 당하다가 그 칼에 의해 필요할 때 희생당하기 쉬운 조직입니다. 결국 검사도 마찬가지라고 여집니다만, 그래서 필요한 일이지만 권하거나 정신건강에 좋은 자리는 아닐 수 있지요. 리 AI 로봇이 발달해 인간을 판단하고 심판해 주기 바랍니다. 정작 그때 인간은 그동안의 과오로 인하여 감사권과 검사권을 AI 로봇에게 넘겨준 채 사형 선고에도 아무 변명도 하지 못하겠지요.


회사에서 습관처럼 쓰는 감사합니다라는 말도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감사하디 않은것 같은데 다른 말이 필요해 보인다고요. 이제 곧 AI로봇이 감사 대신 검사를 하게 되는 세상은 더 이상 감사 인사는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감사에는 완벽한 검사로 인해 더 이상 압수수색 같은 쇼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 검사, 감사가 감사가 아니고 검사가 검사가 아닌 혼란의 시대, 판타쥐 드라마가 정답 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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