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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작가 "님넌 누구냐?"

feat 폭싹 속았수다

by Emile Mar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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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고수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내용이 좋은 것은 둘째치고 대사며, 극중 아이유의 목소리로 나오는 내레이션, 그리고 주인공 애순이 쓰는 시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건 고수다!" 뜻밖에 만난 강호의 고수의 검기에 움찔했었다니까요.


님넌 누구냐?


그래서 작가를 찾아보았습니다. "오 역시!"

'임상춘'이란 필명을 쓰고 있지만 그것이 본명인지 아닌지도 모른답니다. 다만 전작 ‘동백꽃 필 무렵’으로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시상식 무대에 오를 때 그 이름으로 수상되어 그렇게 알려져 있을 뿐이지요. 그러나 본인은 수상식 등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아 베일에 싸인 작가로 유명하다군요.

"작가는 글로 말할 뿐 작품 앞에 서면 안 된다"는 소신 때문이라는데, 이마저도 작가가 접 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껏 알려진 것이라곤 위의 필명을 쓰는 여성이란 정도라네요. "성별도, 나이도 없는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 때문에 어디에도 그 흔한 사진 한 장 없다 하니 고수의 향기가 더욱 느껴집니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와 작가는 10년 가까이 전속 계약 중인데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에 이어 ‘폭싹 속았수다’까지 트리플 협업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모두 히트작인 만큼 집필료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작가는 마포구에 살고 있는 기혼 여성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녀 유무는 모르고 40대(84~86년생)로 추정되고, 평범하게 대학을 나와 회사를 다니다 작가 교육은 받지 아니하고 20대 후반에서야 대본집을 모아 독학해 작가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네요.


'13년에 '삼춘기'라는 극본 공모전 출품 이력이 있으며, '14년 M사 극본 공모전 '내 인생의 혹'으로 작가로 데뷔하여, S사 '도도하라' 시나리오 집필, '16년 K사 '백희가 돌아왔다' 집필 이력이 있고 이후 위 트리플 히트작을 내며 고수의 반열에 올랐나 봅니다.


범상치 않은 시


폭싹 속았수다 드라마 중 나오는 '시' 또한 범상치 않은데 이 또한 작가가 쓸 수밖에 없었다고 추측되지요. 한번 감상해 보시고 고수의 검기 느껴지는지 직접 맡아보자고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춘풍 

(제28회 한라춘사제, 나이든 오애순이 장사하다 고딩 사이에서 종이 주워 끄적여본 시)


춘풍에 울던 바람
여적 소리내 우는 걸.
가만히 가심 눌러
점잖아라 달래봐도
변하느니 달이요.
마음이야 늙겠는가.



브런치 글 이미지 2

제주

(제7회 한라춘사제, 고딩 오애순의 시)


만번 파도.

천만번 바람에도

남아있는 돌 하나.

내 가심 바당에

삭지 않는 돌 하나.


엄마.



춘풍 

(제7회 한라춘사제, 오애순 따라다니는 고딩 관식의 시)


바람은 왱왱왱 마음은 잉잉잉 (나비 그림)



브런치 글 이미지 3

전복

(도동국민학교 문예전, 초딩3 오애순의 시)


허구한날 점복 점복.
태풍와도 점복 점복.
딸보다도 점복 점복.

꼬루룩 들어가면 빨리나 나오지,
어째 까무룩 소식이 없소,
점복 못봐 안 나오나,
숨이 딸려 못 나오나,

똘내미 속 다 타두록
내 어망 속 태우는
고놈의 개점복.

점복 질나 버는 백환.
내가 주고 어망 하루를 사고싶네.
허리아픈 울어망,
콜록대는 울어망.

백환에 하루씩만
어망 쉬게 하고 싶네.

브런치 글 이미지 4



* 드라마 이야기는 나중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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