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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수출금지와 자격정지

feat 더 글로리

by Emile
신도 우울할까?


신도 우울할까? 'AI'였다면 신은 우울할 수가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삐!" 틀렸다. 신도 우울하다. '우울'이란 감정은 인간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으니, 우울하다고 해서 너무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신도 때때로 우울한 것을 보고 위로가 되길 바란다.


신의 수출금지


신은 오늘 대놓고 우울한 것 같았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망설임 없이 '수출금지'를 당했다고 말했다. "잉?" 이게 뭔 말이냐? 신이 무슨 반도체도 아니고 수출금지라니? 그런데 맞단다. 반도체. 아메리카 퍼스트, 신의 가호가 미국에 먼저 있어야 하고, 이 신의 은총은 미국의 이익을 위하여 내려져야 하기에, 신은 수출이 금지될 반도체랑 같은 것이라 하였다. 더군다나 신의 축복이 적국에 내려질 경우 미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기에 앞으로 미국 외의 다른 나라는 신을 믿기 위해서는 협상이 잘되도 적게는 25%의 보편 관세를 내야 하며, 적성국인 경우 아예 신을 믿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고 했다. 포교를 통한 신의 무역에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신의 재판 기소


신은 이에 맞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우울하여 지난주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교황의 장례미사에도, 석탄일 연등회 행사에도 참석한 바 있었다. 그런데 이를 반국가 행위로 삼아 조사받던 중 몇 가지 사소한 혐의로 재판에 기소되었다. 그것은 신이 십계명 중 안식일을 지키라 한 계명을 어기고 위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인데, 미국은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는 만큼 신과 같이 특별한 지위에 있는 경우 당연히 자신이 말한 십계명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에 그것은 인간을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하자 이것은 신을 위한 것이지 인간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이 더 강해, 인간을 위한다고 볼 수 없다며 '거짓말'이 죄목으로 추가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제시된 십계명 번역본을 미국성서협회의 허가 없이 무단 인용하였다는 '저자권법' 위반을 추가 문제로 삼았다. 여기에 별건으로 신이란 명칭도 무자격 또는 저작권 위반, 독점 논란으로 추가 기소되었다.


신의 자격정지


트럼프가 선임한 재판관으로 구성된 대법관들은 전원합의체 심판에 회부하여 결국 신에게 십계명을 어긴 것은 무죄로 판단했으나 인간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말에 가깝고, 십계명 번역을 무단 인용한 저적권법 위반은 신을 신으로 신뢰하기 무척 어렵게 한다는 죄를 물어 유죄로 판결하고 신에게 자격정지 5년을 선고했다. 따라서 신은 수출금지로 미국 외의 국가에서 신으로의 활동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5년간 누구도 신을 신이라 부를 수 없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을 당한 것이다. 그리고 신이란 명칭의 앞으로 계속사용도 추가 기소에 따라 불투명해졌다.


신의 반격


신은 결국 미스터 '함무라비'씨를 변호사로 선임해 반격을 예고했다. '함무라비'가 누구냐고? 그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을 만든 그 유명한 법학자 말이다. 과연 신은 신의 보편관세 25%를 타협하고, 신의 수출금지를 뚫고, 신의 자격정지 판결을 이겨내고 다시 합법적 '신'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법'의 권력과 힘은 '신' 위에 군림하여 원래 '법'을 주었던 '신'의 뜻을 거역하고, 마음만 먹으면 '신'이라도 기소하여 구속하고 감옥에 보내 버리거나, 반대로 '신'이라도 고분고분 말만 잘 들으면 기소 취소하고, 석방하여, '지옥'에 떨어질 죄라도 '천국'으로 보낼 수 있을까?


함무라비 법전


나 지금 되게 신나


중요한 점은 이렇게 '신'이라도 뜻하지 않은 억울한 일을 당하고 '우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신이 수출금지 되고 자격정지 되어 신과의 컨설팅 계약이 해지될 위기에 처한 나도 우울해지겠지만 말이다. 신은 이번일 때문에 신의 명칭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면 뉴진스가 뉴진즈가 된 것처럼 '신'도 '진'이라 할 것인가? 신은 '우울'을 계기삼아 뉴 '지자스' 프로젝트를 서두르려 할 것이다. 오늘날 '신'의 가장 큰 적이 '법'이 되었으므로 뉴 '지자스'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강성 미스터 '함무라비"씨가 뽑힐 수도 있는 일이다. 아무래도 컨설팅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건데요?"


" 글로리 문동은 알지?"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더 글로리


"OMG"

우울한게 아니라 신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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