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正體)냐 정체(停滯)냐?
처음에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깨닫고, 그 가치를 독립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즉 정체성(正體性)을 찾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한동안 글을 쓰다 보면 글의 내용은 발전하거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의 한계에 따라 맨날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고 한자리에 머물러 그치는 글의 정체(停滯)를 맞게 되기도 한다. 특히 연재라는 글을 쓰면 일관된 주제라는 통일감을 주기도 하지만 그 주제에 갇혀 그 밖으로는 나아가지 못하는 정체(停滯)가 심화되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과감히 정체(停滯)에 맞서 마침내 정체성(正體性)을 찾아야 할 때일 수도 있다. 왜 글을 쓰는가? 그리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에 대한 처음 글을 쓸 때의 물음은 글의 본질인 것과 동시에 단단한 글의 정체(正體) 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