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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해 추위

날마다 날씨

by Emile

먼지의 꿈을 들어주기로 했는지 간밤에 얕으막히 눈이 내렸더라고요.


그리고 이른 아침 추위가 깨우는 바람에 잠을 깼지요.


마치 미세먼지를 말끔히 청소해 놨으니 칭찬이라도 해 달라는 듯이 말이지요.


한기가 들긴 했지만 정말 밤새 얼마나 열심히 쓸고 닦았는지 하늘이 다시 깨끗한 유리창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올해와 달리 추위가 한없이 게으름을 피웠던 겨울도 있었지요.


그해에는 춥지 않은 겨울 탓에 죽지 않은 온갖 알들이 부화하여 여름에는 벌레들 천지였지요.


겨울엔 역시 추위가 부지런해야지요. 이른 아침 이렇게 잠을 깨우더라도 말이죠.


"그래 칭찬해 추위"


"이렇게 깨끗해진 하늘을 보면서 칭찬이 겨우 그 정도라고?"


"알았어, 스위스 융프라우 같이 차갑고 신선한 바람이야!"


융프라우 꼭대기에서 차갑고 신선한 바람을 맞은 후에 먹는 사발면은 특히 맛있지요.


신선하고 차가운 융프라우 바람을 느낌 김에 뜨끈한 국물을 해야겠습니다.


추위에는 뜨끈한 게 최고지요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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