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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명 '낭만' 한정판

날마다 날씨

by Emile

절기상 '대한'이라고 하니

엄청 추운 건 아닌데 춥게만 느껴집니다.

역시 언어에는 '온도'가 있는 법이지요.

'언어'만으로 얼어붙게 할 수 있다고요.

그렇다면 '언어'만으로 '낭만'적일 수도 있겠네요!


'낭만'을 찾아 나섭니다.

눈이 내린 게 불과 어제인데,

'대한' 추위에도 눈이 벌써 사라지고 없어요.

'이성'의 이 도시에서는 '낭만'은 금지된 '언어'라는 듯,

염화칼슘으로 '낭만'을 이미 다 지워버렸지요.

'이성'처럼 시키는 데로 일해야 하는데,

'낭만'은 자꾸 예술을 하려 들거든요.


그래도 '이성'이 아직 닿지 않은,

뒷골목 같은 곳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지요.

그래서 눈이 온 다음에는 '낭만'을 찾아,

일부러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길을 걷지요.


그런데 여기에 '이성'은 상실하고 '예술'을 하는 무리들이 있네요.

대담하게도 '이성'의 눈을 피해 작품을 떡하니 그려 놓았습니다.

게다가 콜라보까지 한 모양이에요. '낭만'적이게도 말이죠.

무심한 고양이는 솜방망이 낙관을 턱턱턱턱 찍어 놓았고,

작품이 맘에 드는지 삼지창 시그니처를 삼은 까치가 아직까지 남아있군요.


눈들에 새긴 이런 '낭만'이라니!

이제 이번 겨울에 눈을 보는 것도 마지막일 수 있겠네요.

'이성'이 아직 닿지 않은 '낭만'도 여기 까지지요.

고양이와 까치의 콜라보 작품도 올 겨울 이것이 마지막일 수 있지요.

그러므로 희귀작품이지요.

'낭만'이 느껴지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성'에 '낭만'이 녹아버린거에요.

가격이야 따놓은 당상이지요.

한정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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