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돈처럼, 돈이 눈처럼 내리는 날
날마다 날씨
눈이 돈처럼 내리는 날이네요.
갑자기 순수한 눈이 다 돈으로 보이냐고요?
드디어 돈에 눈이 멀었냐고요?
오늘은 사상 최대의 공모주 청약이 있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100조 원의 청약이 몰린다고 하니
돈이 눈처럼 내리는 날이지요.
눈이 돈이 되어 나리는 날.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럴 리 없지요.
그런데 그랬던 적이 딱 한번 있었습니다!
어릴 적 돈과 다름없었던, 아니 한때 돈보다 중요했던, 딱지가 하늘에서 그렇게 내리던 날이었는데요.
그때까지 동네 딱지왕이었던 어떤 형이, 이제 딱지는 그만두고 공부라도 하기로 결심을 하였는지,
어느 날 밤 아파트 옥상에서 갖고 있는 딱지를 다 뿌리겠다 하더니, 정말 눈처럼 뿌렸거든요.
어릴 때 마음에서는 마치 100조 원의 돈을 뿌리는 듯한 장관이었지요.
동네 꼬마들이 죄다 나와 그 딱지를 신나게 주웠는데, 그때의 황홀감은 아직도 있을 수가 없지요.
정말 돈이 눈이 되어 나리는 듯했거든요.
그러나 눈도 돈처럼 녹겠지요.
돈도 결국은 눈처럼 녹아내릴 것이고요.
아무리 많아도, 쌓아도, 언젠가는 녹아내려 가져 갈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 형은 그것을 깨달았던 걸까요?
그래서 그날 밤 딱지를 그렇게 다 뿌렸나 봅니다.
그 형이 아직도 존경스럽습니다.
그날 밤 그 황홀감을 안겨주어서요.
눈이 돈처럼, 돈이 눈처럼 내리는 날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