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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어 날씨

날마다 날씨

by Emile

"까불지 마!"


어릴 적 심심치 않게 듣던 말이죠.

그렇습니다. '까불다'라는 말은 조심성 없이 함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부터는 이 말을 들을 일이 별로 없었지요.

조심성 있게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없는, 더 이상 '까불' 수 없는, 어른이 되어서 이기도 하고,

아니면 어른인 제게 누가 감히 이런 말을 함부로 하겠어요.

어른에게 '까분다'는 뜻은 건방지고 주제넘게 군다는 의미이니, 그건 한판 뜨자는 것이니까요.


날씨가 계속된 영하의 날들에서 빼꼼히 영상으로 올라오니,

아직 추운데도 따뜻해진 거 같고,

그야말로 '까불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아직 추운데 멋 내겠다고 얇은 옷을 입거나 짧은 치마를 입고 나가다가 딱 걸린 것 같은 것 말이죠.

그럴 때도 이 말을 듣곤 했었죠.


"까불고 있네!"


'까분' 결과는 물론 금방 콧물이 줄줄 코를 풀어 대고 있지만,

얼었던 마음을 깨고 몸이 들썩이는 것도 '까부는'것이지요.

그런 '까부는' 날씨니까요.

음악을 크게 틀고 '까불어' 봅니다.

오랬만에 '까부는' 멋을 좀 부리고 나가 볼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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