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없는 밤

feat 각별한 실패

by Emile

"돌 같은 말이 바닥에 떨어지네

때리지도 않고

자르지도 않고


명쾌한 돌이 벽과 몸을 통과하네

고통의 종을

흔드네


저마다

홀로

가장자리 없는 밤을 헤매네

자기 몫의 자갈 자루를 끌고서


그 숨 쉬는 돌들을"


'장클로드 슈나이데르'의 시라는데 그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종종 기막히게 모호하면서도 황홀한 인용 문구를 제시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고 난 후 처음으로 평점을 $$$에서 $를 하나 더할까 말까 고민했다. 물론 인용은 저자가 직접 쓴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문구를 알고 있고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언어적 능력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에 이미 다다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잘 잡히지 않는 단어, 문장에 부딪혀 비틀거리고 읽기를 통해 작은 죽음들을 경험하며 우리 자신도 조금씩 죽어간다는 시각은 매우 새로워서 오늘 읽은 부분들은 비틀거리고 부딪히는 즐거움을 주었다. 조금씩 죽어가는 작은 죽음조차도...


사족 : 책이나 글을 읽는 행위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태어나는 행위일까? 조금씩 시간을 소진해 가며 읽을 시간이 줄어드는 작은 죽음일까? 글을 쓰는 행위는 그 조금씩 죽어가는 새명의 시간을 글이라는 치환 작업을 통해 죽어서도 살아있는 기록으로 바꿔놓는 일이 아닐까 여겨졌다. 그러므로 모든 글에는 영혼이 조금씩 나누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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