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다시 돌아와야 할 길

feat 생식기

by Emile

인간에게 액정이나 모니터로부터 해방을 안겨줄 시간은 첫째 책을, 반드시 종이책을, 읽는 시간이고, 둘째는 산책이나 여행을 하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일만이 남을 것 같다. 물론 이 두 가지 조차도 액정이나 모니터에서 가능하다. 전자책을 읽거나 여행마저도 액정이나 모니터를 통해 바라보는 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일은 이제 꽤 활동적인 움직임이 되었다. 중간에 책을 읽다 멈췄다. 딱히 구분이 안 되는 교차로도 아니고 평범한 골목길에서 읽기를 멈추는 일은 책갈피를 꽂아 놓지 않으면 돌아오기 힘든 길이다. 그 낯섦에 책갈피는 꽃으로 빛나고 길의 이정표로서 다시 만날 약속을 대신한다.


사족 : 지금 책 내용과 아무 상관없는 딴생각을 하고 있다. 마치 가던 길을 이탈한 것처럼. 중간에 간식이나 커피를 먹기 위해 그럴 수도 있고 주변 경치나 혹 지나가던 사람을 바라보다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야 할 길이다. 꽃을 심어 이정표를 만들지 않더라도 그 주위를 둘러보면 어디쯤 읽다가 멈췄는지 알겠지만, 그 다시 만날 약속으로 인해 그 멈춘 자리가 기억되는 것이 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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