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책은 반색이요 희망

feat 생식기

by Emile

이번장은 길고 살짝 지루했다. 관심 없는 상담에 지면을 상당히 할애했고, 화장실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장면에도 시간을 낭비했다. 여기서 살짝 눈꺼풀이 내려가며 몽환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좀 더 몸의 기온이 따뜻했다라면 잠들었를텐데. 표지의 사과가 채식주의자의 사과라고 보기에는 밑둥이 썩은 듯이 무지개 색이었는데 이 '생식기'의 주인공은 동성애자였다. 딱히 편견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 '개체'가 맘에 드는 것은 아니다. 아 '개체'라는 표현은 책 속에 나오는 말이므로 오해 말기를. 지금껏 한 번도 생식'하지 않은 '생식기'라니. 그래서 실망한 것은 아니고, 이번 내용은 지루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지루한 책은 작가에게는 반색이요, 희망이다.


사족 : 지루한 책이 작가에게는 반색이요, 희망이라고 한 이유는 글을 쓸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책이 너무 재미있거나 훌륭해서 도저히 발끝치도 따라가기 힘들 것 같으면 어디 기기 죽어 글을 쓸 용기가 나겠는가? 이런 지루한 이야기 라면 차라리 내가 더 재미있게 쓰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다른 작가에게 희망이 있는 것이다. 삶이 항상 재미있고 날이 맑고 푸르를 수 없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그저 지루한 날은 일상이고 그것 만으로 다행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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