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도 울고 갈 브런치

feat 표절과 AI

by Emile
허걱


저녁을 먹다가 인플루언서이자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 C씨가 상습 표절에 휘말렸다는 뉴스를 듣는다. "또 어느 놈이 신성한 신선놀음 작가질에 재(똥) 뿌리는 장난을 쳤어?"라고 생각하며, 그런데 작가명은 알려주지 않고 궁금함만 돋우는 뉴스를 원망하며 애써 실명을 찾아 나선다. 그럼 그렇지, 댓글에서 어렵지 않게 작가명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 주말부터 벌써 난리였던 것이 이제야 보도가 되었나 보다. 그런데 어디서 들어본 작가명이다. 오래전이지만 본 작가에게도 좋아요를 누르고 간 적이 있는 듯한 필명이기 때문이다. "설마 여기 브런치에서?" 브런치가 메인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 그램, X, 스레드 등 다수 플랫폼에서 글을 써왔다고 한다. 브런치의 이름은 안타깝게도, 또는 다행이기도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히 흔히 있는 작가명이 아니므로 브런치 작가도 맞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꼬리가 길면 꼬리가 짤린다


이 작자는 주로 '글쓰기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법', '경제적 자유에 대한 통찰' 등의 주제로 글을 써 왔고, 그에 힘입어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에도 올랐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SNS 글, 명언, 글귀 등을 인용 없이 마치 자신의 글처럼 올리고, 최근 펴낸 책이 다른 작가의 에세이의 제목과 일부 단어만 다를 뿐 거의 베낀 것 같다는 의구심에, 다른 자기계발서의 메시지와 공식을 거의 동일하게 무단 차용하여 썼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전에도 표절 논란이 있었는데 SNS 갈아타기를 통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꼬리를 짤라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논란이 와장창 들켰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작가 아닌 작자다운태도로 수많은 팔로워에게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라는 부아가 치미는 이야기다.


한강작가도 울고 갈 브런치


이 작자의 글을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이 작자가 그 브런치 작가라고 1만% 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친절하게 사진을 올려놓아 단순 눈대중 비교 결과, 거의 맞는 것으로 보아, 마침내 터질게 터진 것이다. 검색해 보니 이 작자는 떡하니 브런치 공인 '자기 계발 분야 크리에이터'로 되어있고 자기주장 35만 크리에이터에 비하면 고작, 엄청 2천6백여의 팔로워에 불과한 작가이지만, 브런치에서는 설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라도 그 실명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그 실력만으로는 100명의 구독자를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아 브런치에서 조차 공식적인 소위 '끗발'있는 작가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주제가 아주 공교롭다. 브런치에서 즐겨 화자 되는 바로 '글쓰기를 통해 수익을 얻는 방법'과 브런치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먹히는 '경제적 자유에 대한 통찰'이 글의 주제이자 목적이 아니던가?


주가폭락과 글쓰기


솔직히 고백하면 오늘 하루 종일 지금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작가로서 '글쓰기'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아니했다. 왜냐하면 오늘 주가가 역대급으로 무려 400 포인트 넘게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말미암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어 유가가 뛰고 환율이 뛰고 내 마음도 뛰고 오랜만에 떨어지는 삼전(삼성전자)을 줍줍 하다가 끝도 없이 떨어져서 엽전도 떨어지고 내 마음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전하고자 함은 '수익'을 얻는 방법은, 때론 위험과 손실도, '글쓰기'가 아니라 '주식' 같은 경제성 있는 물건을 통해서란 말이다. 물론 글도 쓰고 수익도 얻으면 좋겠지만 어디 글쓰기가 주식과 같은 것이겠는가? '경제적 자유에 대한 통찰'이 있다면 그것은 글쓰기가 아니라 글 쓸 시간에 주가를 한번 더 보고, 미국 증시도 보고 환율도 보고, 금리도 보고, 글쓰기와 연애는 멀어지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글쓰기를 통한 경제적 자유는 아주 가능성이 적은 '피싱'에 가깝다는 것이 본 작가의 생각이다. "글쓰기가 수익이 안된다니 많이 당황하셨어요?" 당황하지 말고 글쓰기가 돈이 되게 해 줄 테니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넘겨라!


표절과 AI의 유혹


아마 표절과 같은 베끼기의 유혹은 대부분 그놈의 '수익'과 '경제적 자유'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글을 쓰는가?'오늘만 무료'이고 '내일은 유료'를 위해서? 너도 응원했으니 나도 응원하고 돌아가며 응원해서 응원순 상단을 차지하기 위해서? 라이킷을 받으면 애인이 없어도 누군가 나를 그만큼 사랑하는 것 같아서? 요즘 뜨는 브런치북 순위에 오르면 나 자신이 정말 깃털처럼 뜨는 것 같아서? 팔로워를 모으고 조회수가 터지면 유명 작가가 된 것처럼 도파민이 터져서?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런 것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주식과 유튜브와 인스타를 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뭐 하러 글은 안쓰고 그 브런치 더 잘하는 법을 익히고 있는가? 왜냐하면 여기는 아무리 '한강' 작가라도 크리에이터가 되지 못하고 구독자를 모으기 쉽지 않은 '브런치'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의 글을 베끼는 것은 힘드니 글쓰기는 AI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미 업무에서, 심지어 애인 간의 글에서도 AI가 대신 쓴 글로 서로의 사랑 표절하고 있다. 랑을 고백하는 연애편지에도 AI에게 물어보고 표절이 가득하다면 그 사랑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사과나무 대신 글


결국 살아남을 인간의 글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수익'과 '경제적 자유'를 위한 글이 아니라, 그것은 AI도 쓸 수 있고 주로 쓰게 될 글이다. AI가 표절할 수 없는, 인간의 진정성과, 그래서 따뜻함, 위트, 그래서 때론 전혀 경제성 없는 글이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만의 암호이며, 결코 전쟁 중에도 폭락하지 않는 주가와 다른 단단함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밤 미국 나스닥이 폭락하고 내일 아침 코스피가 떡락하고, 유가와 환율이 폭등하고 트럼프가 죽이네 살리네 떠들더라도 전혀 '수익'이 없고 '경제적 자유'와 관계없는 이 한 편의 글을 쓴다. 글은 내일 주식이 폭락한다 해도 사과나무이기 때문이다. 오해 말라 애플 주식은 없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