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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머릿결도 꼬릿결도 휘날리다 보면

날마다 날씨

by Emile

바람이 세찹니다. 바람이 한번 불 때마다 으스스 몸을 떨지요.

"바람만 아니면 좋은 날씨겠는데"라고 하니, 바람이 "무슨 소리 바람이 얼마나 멋진데"라며 더 세게 바람을 몰아 치지요. "알겠다고 뭐가 그리 멋진데?"


바람의 멋짐은 바람결에 휘날려서 생동감을 주는 것이라 합니다.

이 생동감은 히어로도 연예인도 심지어 자전거 타는 일반인도 멋있게 보이는 비법이라지요.

히어로는 축 처진 망토가 아니라, 바람에 휘날리는 망토를 입어야 비로소 진짜 히어로로 보이고요.

연예인은 등장할 때 바람이 아래서 훅 불어주어야 머릿결이 휘날리며 비로소 환상적으로 보인답니다.

심지어 자전거를 탈 때도 바람에 윗옷이 펄럭여야 속도감 있고 멋있게 보인다네요.


오우, 그렇게 듣고 보니 바람에 휘날리는 웨이브 진 긴 빨간 머리가 아름다운 날이었네요.

아주 빨갛기보다는 장밋빛과 갈색빛이 섞인 색인데, 붉은 느낌 때문에 그런지 바람이 불 때마다 찰랑거림이 꽤 눈에 띕니다.

그런데 바람의 멋을 아는 것은 바람에 나부끼는 머릿결만이 아니었네요. 글쎄 강아지의 하얀 꼬릿결도 바람이 불 때마다 휘날리는데 마치 깃발이 펄럭이는 것 같습니다. 강아지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꼬리를 바짝 세워 꼬릿결이 바람에 잘 휘날리도록 두고 있지요.


그렇네요. 바람이 불면 이래저래 멋져 보이긴 하네요.

봄바람이 불면 왜 바람이 드는 기분이 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람결에 머릿결뿐 아니라 꼬릿결 까지 찰랑찰랑 손짓을 하는듯 하니 그런 것이었나 보네요.

"그래 바람 너 멋진 녀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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