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심술이 났는지 봄답지 않게 엄청나게 몰아 칩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시끄러운 선거 차량과, 보기 싫은 선거 광고에, 실망스러운 선거 소식들은 유독성 가스가 따로 없다고 합니다.
미세 먼지 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이 더러운 위선과 독선을 있는 힘껏 불어 모두 다 날려 버렸으면 하는 것이 바람의 바람인가 봅니다.
원래는 이맘때면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라고 해야 할 날인데, 이번 봄은 '바람이 분다 당신들이 싫다'라고 할 수밖에 없는 날입니다.
하늘도 오늘따라 뿌옇고 어둑어둑 하기는 마찬가지지요. 앞으로는 누가 되든 맑게 갤 희망 같은 것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봄이 오긴커녕 거꾸로 빙하기를 맞을 듯 하지요. 운석과 충돌하는 재난 영화의 예고편 같고요.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어 사전 투표를 했습니다만, 당신이 좋아서가 아니라 당신들이 싫어서가 이번 선거입니다.
바람이 붑니다 당신들이 다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