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에 마시는 바람차

날마다 날씨

by Emile

다 늦은 이 밤에 차라니요. 그것도 일요일 밤에요.

차마 커피를 택하진 않았지만 커피가 아니라도 카페인이 없을 리 만무합니다. 이미 정신이 말똥말똥 선명해지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일요일 밤은 왠지 무겁고 처지는 기분이어서 그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차를 우렸는데 역시 카페인 탓인지 "그럴 이유 뭐 있어!"라는 되바라진 생각이 들어옵니다. 아무래도 카페인 말고도 이상한 것이 더 들어 있는 듯합니다

'바람' 같은 것 말이죠.


무거운 일요일 밤을 반복해 온 날은 이제 헤아릴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다음날이 가벼워지는 것도 아니지요.

그래서 일요일 밤이라도 가벼워질 것입니다. 안 그래도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다음날도 몸이 붕붕 떠다닐 수 있을 만큼 가볍도록요.


무거운 몸은 뜨지 못하더라도 마음이라도 뜨겠죠. '바람'이 도와줄 것입니다. 아무래도 차에는 카페인 말고도 '바람'이 잔뜩 들어있는 듯하니까요.


아마도 이 차는 '바람'을 머금은 잎을 '바람'에 말려서 그런가 봅니다. 오를 같이 몸도 붕붕 마음도 붕붕 가볍게 띄워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세찬 봄바람에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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