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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 사랑 추위

날마다 날씨

by Emile

"샘내고 있는 것은 꽃일까요? 날씨일까요?"

"아님 꽃이 피는 걸 샘내는 걸까요? 날씨가 따뜻해지는 걸 샘내는 걸까요?"


꽃샘추위라는데 꽃을 샘내는 건지, 꽃이 샘내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날씨가 꽃을 샘내는 것인지, 꽃이 날씨를 샘내는 것인지도 모르겠고요.


날씨가 꽃을 샘낸다고 한들 왜 꽃이 피는 게 샘날까요? 아니면 꽃이 날씨를 샘낸다고 한들 왜 날씨가 따뜻해지는 게 샘날까요?


하지만 아직은 서로 샘내기에는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꽃도 샘낼 만큼 아직 피어나지 못했고, 날씨도 샘낼 만큼 아직 따뜻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봄이 오기 전 겨울에는 꽃도 없고, 따뜻한 날씨도 아니라서 서로 샘낼일도 없나 봅니다. 그렇다고 꽃이 피는 것을,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을 서로 싫어하는 것도 아닌 듯한데요.


꽃이 샘내는 것은 봄의 따스함을 다른 줄기에게 줄까 봐 인가 봅니다. 날씨가 샘내는 것은 꽃이 다른 가지에게 활짝 웃을까 봐이겠지요. 그러므로 꽃과 날씨가 서로 샘을 냈던 꽃샘추위는 사랑싸움이었네요. 이들의 애정행각에 나만 꽃을 기다리며 춥게 느껴젔던 것이 어이가 없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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