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e Apr 14. 2022

초생 단무지 없는 구름 짜장

날마다 날씨

짜장면을 먹어야겠습니다. 블랙데이라고 하니 짜장면 먹는 날이잖아요. 마침 배송이 왔는데 짜장라면이 거짓말처럼 딱 있습니다. 알고 보니 블랙데이에 맞춰 1+1 행사를 한 거였고 거기에 걸려들었어 시킨 것이었네요. 아무튼 이러한 타이밍 아주 좋습니다. 마침 짜장라면이 다 떨어졌거든요.


그래서 오늘 저녁 메뉴는 수제 짜장입니다. 물만 끓이고 면과 스프만 넣는데 수제라고 하기 민망하니 구름 수제 짜장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오늘 마침 구름이 잔뜩 껴서 짜장으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요. 그런데 구름이 짜장처럼 까맣지는 않으니 어찌한다죠? 다행히 날이 어두워지니 구름도 짜장처럼 까맣게 되었지요. 


맛은 어떠려나요? 뭐 물으나 마나 구름을 넣었으니 구름 맛이지요. 입안에서 면발이 하늘을 떠다니는 듯한 그런 구름 맛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뭔가가 빠진 것 같네요.  단무지가 없습니다. 중국집에서 배달 짜장면 아닌데 단무지를 같이 줄리가 없지요. 구름이 잔뜩인 하늘인데 단무지 같은 노란 달이 보일 리 만무합니다. 물론 한입 베어 먹은 초승달 같은 단무지도 없구. 그래서 블랙데이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꽃잎 파도치는 바람의 욕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