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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13. 2022

꽃잎 파도치는 바람의 욕조

날마다 날씨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 날이었습니다.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마치 옷은 안 입은 듯 바람이 맨몸에 느껴졌지요. 그래도 봄날바람에 빠진 것이라 겨울날에 물에 빠진 것처럼 아주 차갑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마치 바람의 파도에 휩쓸려 둥둥 떠내려 가는 듯했지요. 팔을 휘저어 보았지만 수영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발이 땅에 닿아있었거든요. 그런데 바람의 파도에는 꽃잎이 둥둥 떠 다닙니다. 아~ 로맨틱하게 바람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곳은 바다가 아니라 꽃잎을 띄운 욕조인가 봅니다. 왜 바람 물결이 웃옷을 안 입은 듯 맨몸에 파고들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지요. 그렇게 파도치는 꽃잎 파도치는 욕조를 빠져나왔더니 제법 추운 날이었나 봅니다. 따뜻한 꽃차를 마셔 이 로맨틱한 바람의 손길을 좀 더 기억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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