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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18. 2022

업데이트 종료

날마다 날씨

10여 년을 해오던 게임이 있었습니다. 별다른 기술이나 열정을 요했던 게임은 아니고 단순히 동물을 키우는 게임이었지요. 농작물도 키우고 물고기도 잡았습니다. 가끔씩 글이 써지지 않으면 머리를 잠시 식힐만한 그런 게임이었지요. 그런데 게임에 변화가 없어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 '업데이트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늘어나는 새로운 게임에 밀려 이제 수익성이 없어졌나 보네요. 사정이 그렇다지만 한편으로는 아쉽습니다. 농장이 문을 닫게 생겼으니까요.


가끔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글들은 이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 '업데이트 종료'를 결정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말하게 될 날을요. 뭐 글에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고 아쉬워할 독자가 그리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만약 그렇다면 아마 스스로에게는 아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 높이 떠서 따사한 햇살을 비추고 있는 저 날씨는 오늘도 '업데이트 종료' 같은 것은 없는 듯합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어제와 같지 않은 날씨를 업데이트하고 매일 다른 온도를 내보내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구름과 비와 바람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 날마다 날씨 농장은 여전히 오늘도 꽃과 나무들이 싱그럽게 피어납니다. 오늘도 그래서 어쩔수 없이 '업데이트 계속'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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