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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25. 2022

눈같은 해 99냥

날마다 날씨

몸이 100냥이면 눈이 99냥이라고 하지요. 눈이 나빠지기 전까지는 이 말을 전혀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선배들이 가까운 것이 점점 보이지 않는다면서 안경을 벗고 글자를 보거나 큰 글자체의 글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놀리곤 하였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놀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이제 그것도 모자라 눈에 점이나 머리카락 같은 것이 떠 다니는 것 같아서 안과를 찾았더 '비문증'이라고 하네요. 급격히 악화되거나 하면 수술 같은 것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흔히 발생하기도 하고 실제로는 별로 치료할 방법은 없나 봅니다. 그냥 눈이 연식이 오래된 것이지요. 리모델링이나 재건축도 안 되는 '눈'인데 어쩌란 말이죠. 하여튼 어딘가 몸이 망가져 간다는 것은 집이 오래되어 가는 일 보다 슬픈 일이지요. 더군다나 몸에서 가장 비싼 99냥짜리가 이제 몇 냥이나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값이 훅 떨어진 건 같아 우울함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1냥짜리 다이어트가 문제가 아니라 99냥짜리 눈이 훨씬 더 중요한 것이었지요.


날씨가 100냥이라면 해가 99냥이지요. 오늘은 해도 마치 비문증처럼 구름이 몰려오며 점차 어두워져서 하늘이 잘 보이질 않네요. 그러다 내일은 비가 내릴 모양입니다. 그래도 하늘은 비가 오고 나면 맑게 다시 게기라도 하지요. 눈도 좀 하늘처럼 맑아져서 해 처럼 이글이글 빛나는 새 눈동자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역시 휴대폰으로 글을 쓰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합니다. 번거로워도 눈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글을 쓰는 것이 나을 듯싶네요. 읽는 것도 마찬가지지요. '눈'이 영원히 영롱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네요. 그러므로 눈이 좋은 날에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힘써야 할 이유이지요. 날씨가 좋은 날은 영원히 계속 반복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그러므로 날이 좋을 때는 자연으로 여행이나 잠시 산책이라도 떠나야 하는 이유이지요. 초록색은 눈에 그렇게 좋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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