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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e Apr 24. 2022

봄에는 노랑!

날마다 날씨

날이 한껏 따뜻해졌습니다. 이제 옷을 껴입고 나갔다가는 땀이 날지도 몰라요. 그래도 아직 반팔을 입기에는 이른 것 같고 긴팔 티 하나면 족할 듯싶지요. 그런데 옷을 고르기 쉽지 않더라고요. 이맘때가 옷을 맞춰 입기 애매한 때이지요. 춥지도 덥지도 않지만 그래서 간절기의 옷은 입는 기간이 짧아서 따로 장만하기도 애매하고 또 한동안은 겨울 다음 바로 여름으로 넘어가는 날씨여서 한 번도 입지 않고 지나가는 옷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생각보다 이맘때 옷이 노란색 계열이 많더라고요. "봄이면 역시 노랑 이죠" 그런데 누가 요즘 노란색 옷을 입나요? 아마도 아이들에게 입히면 햇병아리처럼 귀여울 것도 같은데 아이들이라도 요즈음은 노란색을 싫어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노란색은 그 밝은 색상만큼 튀기도 하고 너무 주목받을 수 있거든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도 튀거나 주목받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세상이지요. 아이들은 놀림이나 왕따를 당할 수도 있고 어른이라면 더욱 정 맞기 쉬우니 피해야 할 색 '노랑'이지요. 용기 있는 자 만이 선택할 수 있는 '노랑'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노란색 옷이 적지 않은 것을 보니 은근히 놀림이나 남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성격이었나 봐요. 노랑만큼 밝고 긍정적이어서 그랬을 까요? 한때는 인싸였는 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관종이었겠지요.

하여튼 요즈음 옷차림은 흰색 아니면 검은색, 그리고 회색이지요. 1 아니면 2 그리고 0, 인간계의 십진법의 세상에서 컴퓨터와 인공지능만 사용한다던 2진법의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별수 없이 조용히 산책을 하고 싶어 흰색과 검은색 2진법의 옷차림을 하고 나갔는데 그래도 길 가다 보니 노란색 옷 입은 사람만 눈에 자꾸 들어오네요. 엷은 노란색 운동복을 입은 이는 역시 화사하고, 노란색 스웨터를 입은 이는 한껏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역시 노란색을 입을걸 그랬을까요? 기계가 쓰는 2진 법 색깔은 역시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숫자가 적지요. 특히 이런 봄날에 말이에요.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가지 색깔은 쓰지 않고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회색 정도만 쓸 수 있는 자원 한정의 세상이지요. 요즘은 그렇게 촌스럽고 튀는 일곱 가지 색깔의 옷을 어떻게 입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것, 언제 다시 2진법에서 10진법의 패션이 유행할지도 몰라요. 용기가 사라지고 자신감과 밝음이 사라진 요즈음일지라도, 그래서 "봄에는 역시 노랑이죠"

"힘내라 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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